'수상한 국제우편물 신고' 나흘 간 1천904건…대구경북도 155건 달해

입력 2023-07-23 14:40:51 수정 2023-07-23 20:44:45

23일 오전 5시 기준 경북 89건, 대구 66건 등…경기 604건 최다
경찰, 유해물질 여부 검사 지속…경북경찰 "대만발 소포, 열지 말고 즉시 신고"

전국 곳곳에서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된 가운데 우정 당국이 유사한 유형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키로 하고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은 유해 의심 국제우편물들. 연합뉴스
전국 곳곳에서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된 가운데 우정 당국이 유사한 유형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키로 하고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은 유해 의심 국제우편물들. 연합뉴스

해외로부터 '주문한 적 없는 수상한 우편물'이 왔다는 신고가 나흘 동안 2천 건에 육박했다. 대구경북에서 신고된 것도 155건에 이른다.

23일 경찰청과 대구경찰청·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후 이날 오전 5시까지 '수상한 소포가 배송됐다'는 112 신고가 전국에서 모두 1천904건 나왔다.

경찰은 이 가운데 587건을 수거해 조사하고 있다. 나머지 1천317건은 오인 신고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60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472건 ▷경북 89건 ▷인천 85건 ▷전북 80건 ▷충북·대전·대구 각 66건 ▷부산 64건 ▷전남 54건 ▷광주 49건 ▷울산 48건 ▷경남 33건 ▷제주 9건 등으로 집계됐다.

경북에선 21일 오후 9시 기준(44건)의 두배로 뛰었고, 대구에선 22일 오전 기준(40여건)보다 20건가량 증가했다.

경북에서는 지난 21일부터 경산을 비롯해 도내 전역에서 의심 신고가 잇따라 경찰과 군, 소방 등이 출동해 조사를 벌였지만, 독극물·폭발물·방사성 물질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안동에서는 21일 길안면 송사리 한 주민이 영어로 표기된 우편물을 발견해 신고했다. 이 우편물은 도착한 지 1주일 쯤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22일에는 송천동 한 빌라에 '노란농투가 배송됐다'다는 신고를 받고 안동시 안전재난과 관계자들이 현장에 출동해 우편물을 넘겨받았다. 같은 날 태화동에서도 영어로 적힌 소포가 계속 온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북경찰청은 각 우편물을 넘겨받아 독극물 등 내용물을 정밀 감식하고 있다.

최근 경산에서 신고된 대만발 국제 우편물. 매일신문 DB
최근 경산에서 신고된 대만발 국제 우편물. 매일신문 DB

우편 발신지가 대만으로 표기된 '괴 우편물' 관련 신고는 지난 20일 울산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나흘 째 이어지고 있다.

21일에는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에서 비슷한 소포가 발견돼 건물에 있던 1천700여 명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소포는 립밤 등 저렴한 물건이 무작위로 들었거나 아예 비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찰은 관계기관과 함께 각 우편물에 위험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울산에서 발견된 소포는 이를 개봉한 이들이 팔저림 증상을 호소해 국방과학연구소가 정밀 분석했지만 화학·생물·방사능 위험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를 호소한 경우 소포 내용물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고 국제 공조로 우편물 발신지를 파악할 예정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노란색·검은색·흰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 등이 적힌 소포를 발견하면 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서나 112로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