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7.9% 감소한 1조6천733억 달러를 기록, 세계 13위로 떨어졌다는 한국은행 추정 자료가 나왔다.(원화 기준으로는 2천161조8천억 원으로 3.9% 증가) 이는 지난해 환율 상승으로 달러 표시 가격이 하락한 데다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20, 2021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은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미국, 독일, 호주, 캐나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부강한 나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21년 우리나라 인구는 5천155만여 명으로 세계 29위, 1인당 GDP는 3만5천 달러로 세계 24위였다. 일인당 GDP가 낮아도 인구가 많으면 국내총생산은 높다. 중국, 인도가 국내총생산은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선진국이 아닌 것은 1인당 GDP가 낮기 때문이다. 브라질과 호주의 국내총생산은 각각 1조8천747억 달러와 1조7천23억 달러로 우리와 비슷하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은 호주 약 6만달러로 세계 10위, 브라질은 약 7천500여 달러로 세계 69위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호주는 선진국, 브라질은 개발도상국이다.
국내총생산도 중요하지만 본질은 아니다. 환율이 출렁거려 우리나라 GDP가 다시 세계 10위권에 들어간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할 수는 없다. 현재 5천200만 명인 우리나라 인구는 2041년 4천만 명대로, 2070년에는 현재의 3분의 2 수준인 3천8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 없이는 국내총생산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진짜 선진국이 되자면 반도체 등 특정 품목 의존적인 수출구조를 바꿔야 할 뿐만 아니라 신산업 양성, 연구개발 강화, 각종 규제 폐지, 연금·노동·교육 등을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대기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기술로 세계를 주름잡는 중소기업들을 많이 양성해야 한다. 국민 정서와 제도적 보호, 세금 지원 없이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에 대한 과감한 개혁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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