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부동산원 상임이사 특정 후보 '반대 여론' 시끌

입력 2023-07-13 16:35:26 수정 2023-07-14 14:01:52

'비전문가 업무 독점' 과거 발언, 구성원 깎아내리는 말에 반발
노조위원장 강력한 반대 입장

한국부동산원이 상임이사 한 자리를 채우기 위한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조직 내부에서는 특정 후보자 반대 여론이 들끓는다. 해당 인물이 과거 부동산원과 구성원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데다 이해충돌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다.

양홍석 부동산원 노조위원장은 12일 손태락 부동산원장을 만나 현재 진행 중인 상임이사 공모 최종 3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김남성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감사의 상임이사 임용 절대 반대 의사를 전했다. 이와 함께 김남성 감사가 상임이사로 최종 낙점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예고했다.

상임이사로 선임된 것도 아닌, 후보 중 한 명을 두고 이처럼 반발이 터져 나온 건 김 감사의 과거 발언 때문이다.

김 감사는 2019년 서울 중구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부동산 포럼에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감정평가사사무소협의회(감정평가사 1인이 단독으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사무소 회원'들의 모임)장으로 참석, "현재 한국감정원(지금의 부동산원)의 주택 공시가격 산정 업무에 투입되는 인원 500여 명 중 감정평가사 200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은 해당 업무를 할 자격이 없다"며 "법에서 자격을 부여받은 감정평가사만 공시가를 산정할 수 있는데 감정원의 비전문가들이 이 업무를 독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렇게 생산된 감정원 통계가 쓸 만하다면 모르겠는데 오류가 심하다"면서 "수술을 의사에게 받아야지 병원 원무과 직원한테 받으면 안 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양홍석 위원장은 "나 역시 감정평가사이지만, 김 감사는 조직 구성원을 폄하, 모욕한데다 부동산원의 핵심 기능과 역할을 부정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상임이사가 된다면 과연 리더십을 갖고 제대로 역할을 해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김 감사가 상임이사가 된다면 이해충돌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면서 "감평소협회장 시절 '회원들이 지역에 정통한 감정평가사인 만큼 공동주택공시에 우리 회원들이 참여해 표준공동주택가격을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공정한 직무 수행이 저해될 우려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매일신문은 김 감사에게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피했다.

한편, 부동산원 상임이사선임 자문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상임이사 1명 모집 공고를 냈다. 그리고 같은 달 27일까지 서류를 받았다. 모두 4명이 지원, 김 감사를 포함 3명이 정부 인사검증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