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로 백지화 승부수' 원희룡 존재감 쑥↑

입력 2023-07-12 18:21:40 수정 2023-07-12 21:51:32

元 '1타 강사' 영상 통해 설명…"민주 정치 공세 먼저 멈춰야"
김정재 "주무장관 단호 대처"…수도권 지지율 하락 우려도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입구에 원희룡 장관 응원 문구가 적힌 화환이 가득하다. 연합뉴스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입구에 원희룡 장관 응원 문구가 적힌 화환이 가득하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에 앞장서면서 여권 내 시각도 복잡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기 대권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보는 반면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12일 원 장관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양평 고속도로 1타 강사'로 '이재명 대표는 이 영상에 답을 하기 바란다'는 제목의 영상으로 백지화 논란에 적극 설명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원 장관은 '대장동 1타강사'로서 '이재명 저격수'로 활약한 바 있다.

원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영원히 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며 "양평군민들께서 걱정 많이 하시는데 정상 진행하려면 민주당 정치 공세가 정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원 장관의 행보에 대체로 공감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 간사 김정재 의원은 "주무장관으로서 단호히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토목공학의 기초도 외면하고 정쟁으로 일관한다면 원 장관도 백지화를 들고 나올 수밖에 없다. 정치에는 정치로 답하는 상황도 있다. 정쟁 일변도 민주당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부동산 역린'을 건드릴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지지율 하락에 따른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 이후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은 현재의 여론의 추이를 심상치 않게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원 장관의 고육지계(苦肉之計)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때 유의해야 할 고사성어가 있다.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라는 말이 있다. 그걸 알면 해결책이 나온다"고 조언했다. '이하부정관'은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으로, 국토부가 애초 김 여사 일가 땅 근처로 종점을 바꾼 것이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으로 읽힌다.

안철수 의원은(성남시분당구갑) "원안으로 추진해서 정쟁의 소지를 없애거나 양평군과 시민배심원, 교통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3의 기구를 구성해 노선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역시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다"며 "사업의 적정성을 다시 검증한 다음 재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