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천 km 치솟은 ICBM…美 전역 타격권

입력 2023-07-12 17:30:24 수정 2023-07-12 21:10:13

미군 정찰활동 무력 시위 나선 듯
고체연료 가능성…킬체인 무력화

북한이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2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 스크린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2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 스크린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12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정상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된 ICBM은 고도 6천㎞까지 치솟아 약 1천㎞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

최근 잇따라 미군의 대북 정찰활동을 비난해 온 북한이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ICBM 역량을 과시하며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6년 전에도 미군의 정찰활동에 대한 문제제기 후 ICBM 도발을 감행했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10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천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5일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하며 쏜 이후 27일 만이며 ICBM 발사는 지난 4월 13일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 발사 이후 90일 만이다.

합참은 북한 ICBM의 비행시간과 최고고도 등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일본 정부는 북한 ICBM이 오전 11시 13분쯤 낙하했으며 최고 고도는 6천㎞라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의 발표가 맞다면 이번 ICBM은 정상각도(30∼45도) 발사 시에는 1만 5천㎞ 이상 비행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권에 넣을 수 있는 사거리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은 정점(최고) 고도로만 보면 화성-17형과 유사하지만 비행 궤적 등으로 분석한 결과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체연료 ICBM은 연료 주입이 필요 없고 은밀하게 기습 발사가 가능해 북 미사일을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이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악의 경우 미국의 첩보 위성 등 정찰 자산이 탐지할 수 있는 시간도 매우 짧거나 아예 놓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도발에 한미일 3국의 북핵 수석대표는 즉각 전화 협의를 하고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북핵수석대표는 전화 통화를 마친 후 북한이 최근 한미동맹의 정상적 비행 활동에 군사적 위협을 가한 데 이어 이날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했다.

정치권도 북한의 도발을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한반도와 주변국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논평했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 그 어떤 이유도 무력 도발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