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봉초 3~4학년 어린이와 알파세대 체험 2탄
10살로 돌아간 MMM팀, 알파와 함께한 마지막 밤
(지난주 이야기) MZ세대 차세대 알파세대.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 패드, 탭 등을 사용하며 자라 디지털 환경이 익숙하다 보니 사회성이 부족할 것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심할 것이다~하는 사회의 걱정과 우려가 만만치 않은데…
알파세대에 대한 기울어진 편견을 바로 잡기 위해 나선 MMM팀! 타임머신을 타고 10살로 돌아가 대구 대봉초등학교에 다니는 김도현(10) 군, 권도현(10) 군, 장영재(11) 군, 김경율(11) 군과 이틀을 보내본다. 그들의 집에 머물며 방과 후 생활을 엿보고, 학교도 따라가 요즘 초등학생 생활도 경험해 봤다.
MMM팀이 미래로 돌아갈 시간은 단 하루밖에 남지 않았고…주말을 맞아 알파들의 부모님과 시내 구경을 떠난 이들은 남은 시간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 (알파 세대와 원활한 이해를 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구성된 기사임을 알려드립니다^^)
◆알파와 함께하는 마지막 날
퀘스트5) 와~ 오늘은 토요일! 주말을 맞아 네 명의 알파 친구들과 그들의 부모님은 함께 모여 야외에 놀러 간다고 한다. 주현과 헌재에게 동행을 제안한 이들. 우리는 넓은 공원이 있는 곳을 찾아 한참을 신나게 뛰어 놀았다. 슬슬 허기가 진다. 우리 일행은 목을 축이기 위해 인근 카페를 찾아 나선다.
어라. 그런데 카페 들어가기가 상당히 쉽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카페도 마음대로 못 들어가다니?…바로 어린이가 들어갈 수 없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 때문이다. 엄마들은 도착한 카페 출입문부터 살핀다. 출입문에 노 키즈 존이라고 써 있으면 금세 발걸음을 옮겨버리는데 생각보다 우리가 들어갈 곳이 많지 않나 보다.
다섯 번째 미션. 친구들아 노키즈 존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어?
▷경율 = 너무 나빠. 우리도 안 떠들고 조용히 있을 수 있는데…우리 때문에 부모님들이 갈 수 있는 곳들이 줄어드니까 너무 미안하고 답답할 뿐이야.
▷영재 = 카페 사장님들도 어린이였을 때가 있잖아! 노 키즈 존은 어린이에 대한 모욕이야!
▷(김)도현 = 속상해. 어른들이 가는 곳이 줄어드니까 부모님들이 우리를 키우기 참 힘들 것 같아. 그래서 요즘 아이를 낳지 않는 게 아닐까? 학교에서 배웠는데 요즘 어른들이 아이를 잘 낳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노 키즈 존처럼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곳들이 사라지니까 아기를 안 낳는 것 같아.
▷(권)도현 = 너무 싫어. 내가 커서 사장이 되면 꼭 예스 키즈존으로 바꿀 거야.
퀘스트6) 조금 상한 기분을 뒤로하고 그냥 밥이나 먹자! 우리 일행은 식당에 들어서 맛있는 밥을 먹는 중이다. 이제 오늘 밤이면 30대로 돌아가야 하는 주현과 헌재. 남은 어린이 시절을 즐기기 위해 밥도 냠냠 꼭꼭 야무지게 먹는다.
그때 밥을 다 먹은 친구들이 엄마한테 말을 건넨다 "엄마, 나 유튜브 보고 있으면 안 돼?" 아니 이 녀석들 식당에 와서도 휴대전화를 보겠다고? 친구들이 혼나지 않을까 걱정된 주현, 헌재는 부모님들 눈치를 보며 슬며서 한 말 건네는데… "야 무슨 휴대전화야…가족끼리 다 같이 왔으면 같이 이야기하고 놀아야지"
여섯 번째 미션. 알파세대는 디지털 기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이 있었고 아마 더 어릴 때도 엄마, 아빠가 종종 동영상을 많이 보여줬을 것. 디지털 기기를 자주 사용하는 걸 이해 못하는 주현, 헌재를 이해시켜라!
▷(김)도현 = 맞아.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탭, 닌텐도 등 온갖 디지털 기기가 있어서 디지털 기기 사용이 너무 익숙해. 특히 우리가 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우리와 식당에 가면 우리가 가만있질 않으니까 엄마, 아빠가 틀어준 동영상을 보고 있기도 했어. 그래서 영상과 이미지가 더 친숙해. 그냥 원래부터 봤던 거였으니 당연해졌다는 느낌이야.
▷영재 = 도현이 말이 맞아. 우리는 8살 때부터 스마트폰이 있었어. 가장 받고 싶은 생일 선물도 휴대폰이었어. 그런데 그렇다고 우리가 맨날 휴대폰만 붙잡고 있진 않아. 학교 끝나고 학원도 많이 다니다보니 처음에는 엄마한테 전화하는 용도로만 쓰다가 4학년 때부터 휴대폰으로 게임을 할 수 있게 됐어. 그때도 말했잖아. 집에서도 숙제나 할 거 다 끝내놓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만 휴대폰 보거나 게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고! 우리도 적당하게 사용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
퀘스트7) 즐거운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우리. 주현과 헌재는 오늘 밤이 지나면 미래로 돌아가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네명의 친구들은 (권)도현이 집에서 함께 마지막 밤을 보내기로 했다. 거실에 큰 이불을 깔고 나란히 누운 우리. 마지막 밤이라 아쉬움이 남아서 그런지 막상 잠도 잘 오지 않는다. 이런저런 수다를 나누다 보니 문득 친구들의 미래가 궁금해진 주현과 헌재. 우리는 내일이면 다시 어른이 되는데, 과연 친구들이 어른이 됐을 땐 어떤 모습일까? 항상 밝은 모습만 보여준 친구들의 고민은 없을까?
일곱 번째 미션. 친구들아 너네는 어른이 되면 어떤 직업을 갖고 싶어?
▷영재 = 나는 꿈이 좀 많은데 히히. 죄 없는 사람 도와주는 변호사나, 탐정이나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
▷경율 = 나는 과학자나 축구선수!
▷(김)도현 = 나도 꿈이 많아! 게이머나 유튜버? 아니면 프로 축구선수나 야구 선수가 되고 싶어. 나 운동하는 거 좋아해
▷(권)도현 = 나는 아직 없어. 진짜 무슨 직업을 갖고 싶은지 아직 모르겠어.
▷주현, 헌재 = 그럼 그럼. 자라면서 천천히 생각해 보면 되는 거야. 그럼 너네도 고민이 있어? 요즘 들어 가장 큰 고민은 뭐야?
▷경율 = 미래에 지구가 어떨지 궁금해. 지금 환경 오염이 심한데 우리가 컸을 때 지구는 어떤 모습일지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해.
▷영재 = 나는 게임을 좀 더 잘하고 싶어
▷주현, 헌재 = 영재야 너 아까 게임 별로 안 한다고 말하지 않았니? ㅋㅋㅋㅋㅋ
▷(김)도현 = 나는 축구할 때 왼발을 잘 못 써서 왼발로 축구를 잘 하고 싶어. 야구할 때도 송구를 잘하고 싶어. 공을 잘 던지고 싶어.
▷(권)도현 = 미래의 나는 어떨까? 미래의 나는 어떨지에 대한 궁금함도 있는데 내 모습이 잘 모르겠어서 어렵기 도해.
▷주현, 헌재 = 우리 (권)도현이는 생각이 많구나! 그런데 그거 알아? 우리가 함께 지내보니 알겠더라. 너는 미래에 멋진 어른이 될거라는 걸.
퀘스트 8) 그나저나. 너네 정말 사이가 좋아 보인다. 어릴 때부터 자주 만나 놀았다고는 들었는데 정말 사이가 돈독해보여. 학교에서도 같은 반도 아니라며? 그러고 보니 너네는 코로나19가 한창 심할 때 학교에 입학했잖아! 마스크 끼고 있어서 친구들 얼굴이나 표정도 잘 몰라서 친구 사귀는 것도 어렵지 않았어? 어떻게 이렇게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된 거야?
마지막 미션. 주현과 헌재에게 친구들이 생각하는 '좋은 친구',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알려줘라.
▷(권)도현 = 어려운 걸 도와주는 게 진정한 친구야.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서도 계속 마스크를 끼고 있고 친한 친구들 옆도 가까이 가지 못했는데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함께 지내면서 그래도 어려울수록 남을 돕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 그게 좋은 친구지!
▷(김)도현 = 나도 똑같아! 어려울 때 친구를 도와줄 줄 알아야- 해.
▷경율 = 도와주는 것은 물론이고 모르는 문제 있으면 알려주는 것보다 힌트를 주는 것도 좋은 친구인 것 같아. 다 알려주지 않고 스스로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거지! 아 또 불편한 친구도 도울 줄 알아야 해.
▷영재 = 착하고 나쁜 말 하지 않아야 해. 요즘 우리보고 고학년 형들이 '잼민이', '초딩'이라고 하는데 정말 듣기 싫어! 잼민이는 나쁜 말이잖아. 꼭 우리를 놀리고 비하하는 말인 것 같아. 그런 나쁜 말을 안쓰면 좋겠어. 그리고 도움을 받았으면 꼭 보답을 해줘야 해. 그래야 좋은 친구야!
▷주현, 헌재 = 와 너네는 누구보다 남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크구나. 도대체 어느 누가 너희 세대를 보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했니? 이렇게 배려하는 마음씨가 큰데!
◆알파가 전하는 편지
어느덧 이틀이 흐르고, 이제 현생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보는 해가 떠오르고 있다. 밝아오는 아침 풍경을 보고 있으니 짧았지만,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추억들을 선물해 준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센티한 마음이 드는 헌재와 주현... 알파 세대인 이들이 MZ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기로 마음먹는다.
"권도(현), 김도(현)!, 경율아 영재야! 현생을 살아가는 일부 어른들은 우리 알파세대들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을 줄 모르고, 자기만 아는 개인주의로 뭉친 아이들, 어쩔티비, 저쩔티비. 이상한 말들만 쏟아내는 '잼민이'라고 말이야. 또 공공장소에서의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지 못하는 버릇없는 것들이라며 혀를 차기도 해."
"하지만, 우리가 본 너희 알파 세대들은 개념 없는 것이 아닌, 그 개념을 찾아가고 있는 중인 것 같아. 우리가 그 오해를 풀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너희 알파 세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우리가 현생으로 돌아가 어른들에게 전달할게. 너희들의 목소리를 편지에 담아줘"
알파 세대들은 잠깐 고민하더니 이내 연필을 집어들고, 삐뚤삐뚤한 글씨를 써 내려 갔다. 슬쩍 엿보니 어제 시내에서 놀다가 겪은 노 키즈 존에 대한 마음의 상처가 컸나보다. 글자는 삐뚤삐뚤했지만, 이들의 바람만큼은 명확히 느껴졌다.
"'NO KIND ZONE'을 'YES KIDS ZONE'으로 바꿔주면 안 되겠냐"고. "우리(알파 세대)가 많이 시끄러워서 노 키즈 존을 운영하는 것을 안다. 앞으로는 더 조심하고 시끄럽게 하지 않을 테니, 한 번 기회를 달라"고 진심 어린 부탁을 하기도 했다.
또 "노 키즈 존을 완전히 없애기 힘든 점도 있을 것 같다"며 "놀이터 근처에만 노 키즈 존을 만들면, 우리(알파)들은 놀이터에서 놀고 어른들은 노 키즈 존 내에서 편하게 쉴 수 있으니 좋지 않겠냐"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친구들은 자신들의 몫을 다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들의 목소리를 현생의 어른들에게 전달해야하는 주현과 헌재의 몫, 그리고 이들의 마음을 알고 이해해주는 현생의 어른들의 몫이다. 시각에 따라 다소 느리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일지도 모르는 알파 세대들. 하지만, 한 발 한 발 가치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이들을 기다려주는 것도 어른들의 덕목이 아닐까.
댓글 많은 뉴스
이낙연 "민주당, 아무리 봐도 비정상…당대표 바꿔도 여러번 바꿨을 것"
'국민 2만명 모금 제작' 박정희 동상…경북도청 천년숲광장서 제막
위증 인정되나 위증교사는 인정 안 된다?…법조계 "2심 판단 받아봐야"
박지원 "특검은 '최고 통치권자' 김건희 여사가 결심해야 결정"
일반의로 돌아오는 사직 전공의들…의료 정상화 신호 vs 기형적 구조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