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구찌 경복궁 패션쇼 같은 문화유산 활용 시도 계속"

입력 2023-07-10 08:47:28 수정 2023-07-10 08:48:30

최응천 청장 인터뷰…"靑 개방 첫 해, 보존관리 중점 두고 운영"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사무동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사무동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명품 브랜드 구찌가 최근 경복궁에서 연 패션쇼와 같이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사무동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문화유산을 활용하는 적극적인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문화재청을 이끌고 있다. 지난 1년을 평가하자면 어떤가.

▶취임 후 1년은 전문가 중심의 업무 추진 방식을 벗어나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행정을 펼치고자 노력한 시간이었다고 본다. 점수로 매기자면 문화재청은 98점, 청장으로서는 97점을 주고 싶다. 국정과제인 국가유산 관련 법안 의결을 9개월 만에 국회에서 통과시킨 게 취임 후 가장 큰 보람이다.

-과거 문화재청과 달라진 점을 하나만 꼽아달라.

▶문화유산 관련 규제를 꾸준히 개혁하려 한 점은 새로운 시도이자 큰 변화라고 판단한다. 보존·관리를 위한 원칙은 지키면서도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불필요한 규제는 풀려고 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개청 이후 처음으로 규제 혁신 분야에서 정부 포상을 받았다.

-지난해 문화재청이 청와대를 임시 관리·운영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청와대가 74년 만에 국민에 개방된 직후여서 많은 언론과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작년은 청와대가 개방된 첫해이기에 적극적인 활용보다는 체계적인 개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존 시설물과 수목을 훼손 없이 보존 관리하는 데 방점을 두고 운영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 왕릉' 중 한 곳인 김포 장릉(章陵) 인근에 건설된 고층 아파트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2심 재판 중인데 어떤 입장인가.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김포 장릉의 경관을 훼손한 건설사 행위는 위법이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건설사의 행위가 김포 장릉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가 아니라는 1심 판결 결과를 납득할 수 없어 항소한 상태다.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 어떤 대응을 계획 중인가.

▶유네스코에서도 조선 왕릉의 보존 관련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고, 요청에 따라 보존 상태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비슷한 사건이 지속해서 발생한다면 세계유산 지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관련법을 개정해 유산영향평가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5월부터 전국 65개 사찰이 입장객에게 받던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를 면제하고 있다. 그에 따른 변화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관람료 폐지에 따라 실제 관람객 증가가 확인되고 있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보다 많은 국민이 관람료 부담 없이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다면 보편적 문화복지 실현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현행 '문화재' 체제에서 '국가유산'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달라.

▶과거의 분류 체계는 자연물과 사람도 '문화재'로 표현하고 있어 개념적으로도 맞지 않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협약의 자연유산을 포괄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체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국가유산 정책 방향에 대한 미래 비전을 수립해 연말께 선포할 예정이다.

-향후 문화유산 정책 방향은 어떠한가.

▶국가유산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정착하고 발전시켜 우리나라가 향후 국가유산 관리 체계를 선도하는 대표 국가이자 국제적인 '롤 모델'이 되는데 기여하는 기관이 되고 싶다. 문화유산 활용 부분에서는 구찌의 경복궁 패션쇼와 같은 적극적인 시도도 계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