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객관식 17개 문항 중 9개 문제풀이 앱에 있는 문제와 일치… 5개도 유사
"시중 문제집 베낀 게 아니고 예전에 냈던 기출문제 활용한 것"
해당 중학교, 오는 7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열어 심의 통해 재시험 등 논의
대구 한 중학교 기말고사에서 출제된 문제가 문제풀이 애플리케이션(앱)에 올라와 있는 내용과 상당 부분 겹쳐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수성구 A중학교에서 실시된 기말고사 과학 시험의 객관식 17문항 중 9문항이 한 문제풀이 앱에 있는 문제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다는 의혹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앱은 학생들이 문제를 카메라로 찍어 업로드하면, 앱에서 활동하는 선생님들이 채팅 등을 통해 풀이 과정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생이 선생님의 문제풀이를 채택하면 해당 문제는 문제풀이와 함께 앱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즉 해당 앱 데이터베이스 내엔 EBS 교재를 포함한 시중 문제집, 학교 시험 등에서 나온 문제들이 저장돼있다.
학생들은 사진 촬영을 통해 기존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해당 문제와 유사한 문제들을 검색해볼 수도 있다.
매일신문 취재진이 A중학교의 과학 시험 17개 문항을 검색한 결과, 9개 문항은 문항의 번호만 다를뿐, 질문·그림·선택지 내용 및 배치 순서까지 앱에서 확인한 문제와 모두 일치했다.
다른 5개 문항은 일부 숫자나 선택지 순서만 다르거나, '보기' 내용 일부만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A중학교의 한 학부모는 "학생들 단톡방에서는 이미 시험을 쳤던 날부터 이 일로 시끄러웠다고 한다"며 "기출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난 문제를 100% 창작하는 건 힘들겠지만 최소한 숫자라도 바꾸는 성의는 보여야 했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도 현재 문제를 인지하고, 해당 학교에 학업성적관리위원회(학관위)를 열어 심의하라고 지시한 상황이다.
시교육청의 '중학교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에선 ▷시판되는 참고서의 문제를 전재 또는 일부 변경해 출제하거나 ▷전년도에 출제된 문제를 그대로 출제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한두 개 정도의 문항만 문제가 되면 배점에서 제외하면 되지만, 이렇게 많은 문항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재시험을 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학교 측 역시 재시험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A중학교 관계자는 "완전히 똑같은 문항 9개를 포함해 모두 14개 문항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인지했다"며 "시험을 출제한 교사는 시중 문제집을 베낀 게 아니고 본인이 8~9년 전 냈던 문제를 활용해 냈다고 하지만, 이를 변명으로 받아들이긴 힘들어 해당 교사를 업무 배제시킨 상태"고 전했다.
이어 "재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도 거의 기정사실"이라며 "재시험 일자는 학관위에서 정할 예정이다"며 "다만, 보통 기말고사 이후 부모동행 체험학습으로 가족들과 여행을 갈 계획이 있거나, 이미 간 학생들이 많은데 재시험 일정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난감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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