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고령군의원들이 보여준 아름다운 광경

입력 2023-07-06 06:30:00 수정 2023-07-06 07:03:45

이영욱 경북부 기자
이영욱 경북부 기자

지난 3일 경북 고령군 문화누리 우륵홀 앞. 이남철 고령군수가 취임 1주년을 맞아 마련된 '고령군 비전 선포식'에 앞서 참석자들을 맞이했다. 인사를 마친 참석자들은 곧바로 고령군의원들과 재차 악수를 나눴다. 김명국 의장만이 의장협의회 참석으로 현장에 없었다.

고령군의원들의 움직임은 식장 안에서도 관심을 불렀다. 이 군수의 비전 발표에 이어 각 군의원들은 고령군정 1년을 평가하고 덕담과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군수가 자신의 발표가 마무리되자 각 군의원들에게 마이크를 넘겨준 것이다. 이어진 비전선포 퍼포먼스에서는 이 군수와 함께 참석자들을 향해 큰절을 했다.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고령군의원들이 보여준 집행부와의 상생·화합하는 장면에 많은 참석자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한 고령군민은 "군수가 주인공인 행사에 군의원 전원이 참석해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고 고령군 미래를 기대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런 고령군의원들이지만 지난달 진행된 고령군 행정사무감사에서 집행부를 대하는 모습은 사뭇 달랐다. 예산 성립과 사용에 대해 집요하게 묻고 따지면서 관계자들을 코너로 몰았다. 집행부 견제기관 역할에 집중한 것이다.

성낙철 고령군의원은 "집행부와 군의회는 수레의 양 바퀴 같은 존재다. 집행부와 의회가 반목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에게 돌아간다. 잘못한 건 나무라고 잘한 건 칭찬해야 고령군 현안을 해결하고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면서, "비전선포식에서 보여진 우리들의 모습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 달라"고 했다.

경북도 내 지자체에선 집행부와 의회가 파열음을 내는 곳이 많다. 화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사사건건 대립으로 서로를 폄훼하는 발언이 난무하는 곳도 있다.

이번에 고령군의원들이 보여준 행보는 신선했다. 말이 아니라 견제할 것과 협력할 것을 가려서 실천한 용기있는 행동이었고,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