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30명 이상…울진 유명 횟집 사장 수십억 빌려 잠적, 어촌 마을 '들썩'

입력 2023-07-03 11:43:04 수정 2023-07-03 21:50:26

최소 수백만원에서 최대 2억대까지 피해

수십억원을 빌린 뒤 잠적한 횟집 사장이 운영하는 횟집.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이상원 기자
수십억원을 빌린 뒤 잠적한 횟집 사장이 운영하는 횟집.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이상원 기자

경북 울진의 유명 횟집 사장이 수십억원을 빌린 뒤 잠적해 어촌 마을이 들썩이고 있다.

3일 피해자 등에 따르면 울진군 죽변면의 유명 횟집 여사장 A(61) 씨가 거래 업체와 주변 지인 등으로부터 수백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돈을 빌린 뒤 잠적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중순쯤 돈을 받기로 한 피해자들이 A씨와의 연락이 닿지 않으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피해자들이 A씨의 횟집을 찾았을 때 이미 횟집은 영업을 중단한 채 문이 닫혀 있었다.

이 횟집은 싱싱한 횟감으로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을 비롯해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는 "급하게 빌린 돈을 갚아야 할 일이 있는데 잠시만 돈을 빌려 주면 이자를 높게 쳐주겠다", '돈을 빌려주면 횟감을 전량 받아 주겠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실제로 돈을 빌린 초기에는 높은 이자를 지급해 피해자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치밀함을 보였다.

현재 A씨에게 돈을 빌려준 피해자는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3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피해 금액도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횟집에 해산물을 공급했던 고령의 해녀들과 횟집 종업원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씨 주변 지인들은 A씨가 도박에 손을 댔다 거액을 탕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연락이 닿지 않는 A씨가 최근 전라도 지역에서 차량 사고를 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아직 경찰에 정식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은 상태며, 조만간 피해대책협의회를 구성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은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관광버스에서 단체 손님이 몰리는 등 죽변지역 횟집 중에서도 영업이 잘 된 횟집"이라며 "A씨가 거액을 빌려 잠적했다는 사실이 믿기기 않는다"고 했다.

피해자 B씨는 "거래대금 1억5천만원가량을 빌려줬는데 받을 길이 막막해 가슴이 답답하다"며 "하루빨리 A씨를 붙잡아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기기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