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편입 실감나네" 대구~군위 급행 9번 운행 첫날부터 꽉 찼다

입력 2023-07-01 19:50:37 수정 2023-07-02 19:21:07

서문시장 장보고 군위 재래시장 가고…'75세 이상 통합 무임승차' 첫 시행도 눈길
대부분 승객 군위군청 정류장서 하차…벤치·그늘막 없어 기다리기 힘들다 하소연도

군위 대구편입 첫 날인 1일 오전 군위 우보정류장에서 주민들이 대구 급행9-1번 시내버스에 탑승하며 대구 나들이에 나서고 있다. 이날부터 칠곡경북대병원역~군위터미널(급행9) 및 칠곡경북대병원역~우보정류장(급행9-1)을 오가는 급행버스 2개 노선이 신설됐다. 군위터미널 방향은 4대가 하루 17차례, 우보정류장 방향은 1대가 하루 4차례 운행할 예정이다. 요금은 대구광역시 기존 급행버스와 동일한 1천650원이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군위 대구편입 첫 날인 1일 오전 군위 우보정류장에서 주민들이 대구 급행9-1번 시내버스에 탑승하며 대구 나들이에 나서고 있다. 이날부터 칠곡경북대병원역~군위터미널(급행9) 및 칠곡경북대병원역~우보정류장(급행9-1)을 오가는 급행버스 2개 노선이 신설됐다. 군위터미널 방향은 4대가 하루 17차례, 우보정류장 방향은 1대가 하루 4차례 운행할 예정이다. 요금은 대구광역시 기존 급행버스와 동일한 1천650원이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1일 오후 2시쯤 급행 9번 버스의 출발지인
1일 오후 2시쯤 급행 9번 버스의 출발지인 '북구동호동(종점)1'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박성현 기자

"뒤에 계신 분들 조금만 더 들어가 주세요. 다 못 탑니다."

1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동호동에 있는 '북구동호동(종점)1' 정류장에서 출발한 급행 9번 버스가 다음 정류장인 '칠곡경북대병원역' 정류장에 들어서자 버스 안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평소에는 인적도 드물어 버스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던 정류장에 약 30여 명의 시민들이 같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모두 버스에 탑승하자 급행 9번 버스는 금세 퇴근길 '만원 버스'를 연상케 했다.

'대구광역시 군위군'을 맞아 대구 북구와 군위군을 오가는 급행 시내버스 노선은 이날 처음 운영됐다. 이 버스는 대구에서 군위로 향하는 길이었다. 시민들은 급행 9번 버스 덕에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실감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문시장에서 장을 보고 군위로 돌아가는 모녀부터 군위 재래시장에 추어탕을 먹으러 간다는 노부부까지 다양한 승객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급행 9번 버스 출발지인 '북구동호동(종점)1'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던 강옥심(60) 씨는 "군위 소보면에 농장에 가려면 자가용을 타거나 북부정류장에서 시외버스를 탔어야 했는데 시내버스가 새로 생기니 다니기가 훨씬 수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 보따리를 들고 버스에 탄 이진희(55) 씨는 "집이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쪽인데 오늘부터 이 버스가 다닌다고 해서 어머니랑 함께 서문시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가는 길"이라며 "앞으로 대구 북구지역뿐 아니라 동구 지역과도 연계한 급행 버스 노선이 신설되면 대구 시내와의 접근성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버스에는 첫 운행을 기념해 버스 곳곳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이들과 버스 노선을 숙달하기 위해 동승한 버스 기사들도 있었다. 이 버스를 타기 위해 수성구에서 왔다는 김창헌(12) 군은 "대구의 여러 버스를 타고 다니며 영상을 찍는 게 취미인데 오늘 급행 9번이 첫 운행을 한다고 해 직접 타러 왔다"며 "시내버스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진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대구에서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어르신 통합 무임승차'가 시행된 덕에 버스에는 파란색 대중교통 통합 무임 교통카드를 손에 쥔 어르신들도 많았다. 한 어르신이 무임승차 카드를 단말기에 찍자 단말기에선 '사랑합니다'라는 안내음이 흘러나왔다. 그는 "기존의 '감사합니다'라는 안내음보다 더 듣기 좋은 것 같다"며 "우리들에게는 얼마 안 되는 버스비도 큰 부담이었는데 무임승차가 가능하게 돼 다행이다"고 밝혔다.

급행 9번 버스는 출발한 지 약 50분이 지나서야 군위군 '대율 1리' 정류장에서 처음 승객을 하차시켰다. 중간에 15개의 정류장이 있었지만 모두 지나쳤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버스의 종점인 '군위군청' 정류장과 직전 정류장인 '군위버스터미널건너'에서 하차했다.

오후 3시 30분쯤 종점인 군위군청에 도착한 급행 9번 버스는 약 25분 휴식을 취한 뒤 오후 3시 55분쯤 다시 대구 북구로 향했다. 종점에서 북구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한 승객은 "이곳이 종점 정류장인데도 승객이 버스를 기다릴 수 있는 벤치나 그늘막 등이 없어 버스를 기다리느라 너무 힘들다. 앞으로 차차 개선되길 바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1일 오후 2시 5분쯤 급행 9번 버스가 두번째 정류장인
1일 오후 2시 5분쯤 급행 9번 버스가 두번째 정류장인 '칠곡경대병원역' 정류장에서 승객들을 탑승시키고 있다. 이날 이 정류장에는 30여 명의 시민들이 급행 9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