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 조건 다 갖췄다” 전통문화 보여줄 세계문화유산도시
국제회의 기반 시설·특급 호텔 풍부…보문단지 사면이 산, 경호에도 유리
경북 경주시가 2025년 11월 국내에서 열리는 제32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APEC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국이 경제 협력과 번영을 목표로 만든 협의체다. 2021년 기준 세계 인구의 40%, 교역량은 50%, GDP는 59%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다. 대한민국은 APEC 정상회의를 1991년(서울)과 2005년(부산) 두 차례 열었고 이번이 세 번째다. 2025년 회의엔 각 회원국 정상 등 해외에서만 6천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만큼 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상당하다. 경북연구원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리면 9천720억원 규모의 생산과 4천654억원의 부가가치를 유발하고 7천908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APEC 정상회의 유치전엔 현재까지 경주와 제주, 부산, 인천 등이 출사표를 냈다. 이 가운데 경주시는 유일한 기초자치단체이지만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시는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세계문화유산도시란 점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다.
APEC 정상회의는 단순히 회의만 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대도시 고층빌딩 등 한 도시의 발전상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가치와 품격을 대표하지 않는다. K-팝, K-드라마 등 전 세계를 휩쓰는 한류열풍에서 보듯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시대다. 그런 의미에서 경주는 APEC 정상회의 유치의 최적지라는 게 경주시의 논리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행사가 열리는 11월 경주는 단풍이 최절정에 이르는 시기"라며 "세계 정상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첨성대‧월정교 등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 전 세계로 퍼진다면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일 것"이라고 말했다.

◆준비된 국제회의 도시
경주시는 '준비된 국제회의 도시'란 점도 유치 논리로 부각시키고 있다. 입지와 역량, 기반시설 등 무엇 하나 빠질 게 없다는 의미다.
경주는 2012년 APEC 교육장관회의,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 2020년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대형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과 역량이 있다.
각국 정상의 경호와 안전을 위한 입지 여건 또한 우수하다. APEC의 주 무대가 될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호리병처럼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경호에 용이하다. 2005년 부산에서 APEC이 열렸을 때도 한·미 정상회담은 보문단지에서 열렸다. 경호의 최적지란 판단에서였다.
국제회의를 위한 기반시설도 풍부하다. 지난해 12월 비즈니스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선정된 보문단지 일원엔 화백컨벤션센터가 있어 정상회의장 건립을 위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특급호텔 등 숙박시설도 밀집해 있어 이동 동선이 짧은 것도 장점이다.

◆지방 도시 개최가 '관례'
APEC 정상회의는 지방 도시에서 여는 것이 관례라는 것 또한 경주시의 논리다.
APEC을 비롯해 G7, G20 등 세계 정상이 모이는 정상회의는 회의뿐만 아니라 개최국의 외교‧경제‧문화적 영향력을 세계에 선보이는 자리다. 그런 의미에서 각국은 전략적으로 국제무대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관광도시나 경제발전의 전초기지를 개최도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2002년 멕시코 로스카보스, 2012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2013년 인도네시아 발리, 2017년 베트남 다낭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중소도시에서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점에서 경주 유치의 당위성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방이라 교통이 불편할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1시간 거리에 대형 항공기가 오가는 김해공항이 있고, 40분 거리에 포항경주공항과 울산공항이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각국 정상이 전용기를 타고 성남 서울공항을 이용한다고 보자면, 그곳에서 인천으로 가는 시간보다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게 훨씬 편리하다는 것이다.
경주시민들도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선보이기 위한 최적지가 경주라고 입을 모은다. 경주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월성원자력발전소, SMR 연구개발의 전초기지가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양성자가속기센터,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가 있다.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소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란 얘기다.
주 시장은 "APEC이 채택한 '비전 2040'의 '포용적 성장'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도시가 경주"라며 "정부의 국정 철학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잘사는 지방시대 실현'은 물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2025 APEC 정상회의를 열어야 할 명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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