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리메이크 발라드곡 열풍
신곡 발라드는 열세, 멜론 Top100 중 미진
사랑·이별에 대한 달라진 가치관, 아예 장르전환도
구구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뤘던 'K-발라드'가 리메이크곡이나 장르 전환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K팝 음악의 주 소비층인 10~30대가 발라드보단 아이돌 노래를 더 중시하는 데다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K-발라드 리메이크 흐름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같은 베개', '사랑을 향기를 남기고' 등 2000년대 초반을 휘어잡았던 대표 발라드 가수 테이가 지난해 9월 버즈의 모놀로그를 리메이크한 뒤 올해까지 양다일의 '사랑해도 될까요'(원곡 유리상자), VOS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원곡 다비치),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원곡 이문세) 등 리메이크 발라드곡이 연이어 나왔다.
발라드 리메이크 열풍은 신곡 발라드 열세에서 비롯됐다. 신곡 발라드가 아이브, 에스파, 르세라핌 NCT 등 팬덤이 강한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좀처럼 따라가지 못하면서다. 지난 5월 멜론 '톱 100' 차트 상위 20위 중 발라드 노래는 허각 '물론'(10위), 박재정 '헤어지자 말해요'(12위), 임재현 'Heaven'(16위), DK '심'(20위) 뿐이었다. 반면 1~9위는 아이돌 가수 아이브, 르세라핌, 에스파, 세븐틴, 뉴진스 등이 차지했다.
특히 순위에 진입한 네 곡의 발라드 곡 중에서도 신곡 발라드는 '헤어지자 말해요'가 전부다.
대중음악 주 소비자층의 가치관이 이같은 발라드 시장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발라드 곡에서는 연인을 잊지 못하고, 사랑 때문에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구구절절한 사랑‧이별 이야기가 많은데, 대중음악을 주로 소비하는 10~30대의 사랑 가치관이 이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음악계 관계자는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아이브, 르세라핌 등 요즘 아이돌 노래들은 떠나간 연인 때문에 아파하거나 슬퍼하기 보다는 오히려 '나 자신을 사랑하자', '자신있고 당당한 내가 좋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대중음악 주된 소비자층도 정서에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발라드를 더는 찾지 않게 됐다"며 "결국 이미 대중성이 검증된 리메이크 곡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발라드 가수가 아예 장르 전환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그룹 워너원 출신으로 다수의 발라드곡을 불러왔던 가수 김재환은 최근 발라드가 아닌 '펑키 음악'으로 돌아왔다. 타이틀 곡은 '개이득'으로 근심 걱정 다 던져버리고 신나게 이 순간을 즐기자는 내용을 담은 펑키 댄스곡이다.
그는 최근 열린 쇼케이스에서 "그동안의 김재환이 어디 갔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다. 발라드적인 음악들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펑키 댄스곡으로 돌아왔다"라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쏟아부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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