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제는 지난 30여 년간 내리 침체의 길을 겪어 왔다. 대구는 1992년 이후 30년간 일인당 GRDP(지역내총생산) 전국 꼴찌 도시였으며 대한민국 3대 도시 위상도 함께 잃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무역, 경제성장률, 투자 유치,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들을 보면 대구 경제가 기지개를 켜는 조짐이 확연하다. 모처럼 만에 들려오는 낭보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지난해 동기 대비)은 3.8%로 전국 수치(0.9%)를 크게 앞질렀다. 수출이 4개월 연속 1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수출 증가율도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연속 전국 1위다. 동북지방통계청 발표 5월 대구 고용 동향에서는 15세 이상 고용률이 61.9%로, 1999년 통계청 자료 공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구 경제지표들의 호조세는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전국 상황과 상반되는 양상이어서 유의미하다 할 수 있다. 특히, 제조업이 대구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자동차 부품업계가 내연기관 부품 제조에서 전기차 부품 제조로 변신했으며 엘앤에프 등을 중심으로 한 2차전지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 대구 경제가 저임금·서비스 직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미래형 신산업 분야로 구조 개편이 이뤄지는 데 따른 결실이 이제 나타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특히 민선 8기 시작 1년 만에 대구시가 체결한 총투자 유치 규모가 4조 5천억 원으로 그 이전 10년 성과(4조 8천억 원)에 육박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 대구시가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 결과다. 이런 기조라면 내년쯤 발표될 국가 통계에서 대구의 일인당 GRDP의 탈(脫)꼴찌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이 같은 대구의 경제지표 호조가 일시적 현상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속적 혁신과 기술 개발, 신산업 분야 투자 및 기업 유치,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해야 대구는 진정한 굴기(崛起·벌떡 일어섬)에 성공할 수 있다. 아울러 대구경북 사상 최대의 역사(役事)인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및 K2 후적지 개발 사업 등에서 성공을 거둬야 한다. 그러면 산업구조 개편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대구의 대한민국 3대 도시 위상 회복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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