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중심, 지역 중심의 지역밀착형 대학으로
대학 경쟁력 높이기… 학과 모집 구조에 변화
지속가능한 대학의 토대 만드는 데 매진할 터
"지난 1년은 구성원 역량 결집의 시간이었어요. 이제부터는 지속 가능한 대학의 토대를 만드는 일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지역 대학들이 입시 경쟁은 물론 '글로컬대학30', 'RISE 사업' 등 정부지원사업을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대구대의 혁신을 이끌고 가는 박순진 대구대 총장을 매일신문이 만났다. 지난해 7월 총장에 올라 취임 1주년을 맞는 박 총장은 인터뷰 내내 '학생'과 '지역'이라는 핵심 키워드에 방점을 뒀다. 취임 당시 '학생 중심 교육'과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던 그였다.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 1년을 어떻게 보냈나.
▶지난 1년은 한마디로 대학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구성원의 역량을 모으기 위한 시간이었다. 수년간 이어진 코로나19로 침체된 캠퍼스의 분위기를 바꾸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신입생 환영주간'은 캠퍼스의 분위기를 바꾸는 좋은 계기가 됐다. 이 기간 신입생들은 캠퍼스 학과 투어를 통해 낯선 캠퍼스를 익히고 학과 교수 및 선배들과 교류하며 적응력을 키웠다. 대학에 새로운 에너지가 돌면서 캠퍼스 본연의 모습을 찾은 것 같다.
-지역과의 소통에도 발 빠르게 나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렇다. 현재 정부의 교육 정책의 중심축이 기존 교육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대학의 여러 역할 중 대학이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지역과 공유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 지난 1년간 지역 각계 인사들을 열심히 만났고, 중요 파트너인 경상북도, 경산시, 영천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실질적인 협력 사업에 대해 논의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역대학과 지역의 상생을 현 정부는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대구대는 어떤 특화된 전략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현재 지역대학과 지역의 상생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글로컬대학30'과 'RISE 사업'이다. 우리 대학은 총장 직속의 '지방시대대응추진단'을 만들고 산하에 '지방시대대응팀'과 '대학정책사업팀'을 두고 대응하고 있다. 글로컬대학에 선정되기 위해 경산 하양 지역 인근 대학인 경일대, 대구가톨릭대과 손잡고 연합대학 체제 구축을 제시하기도 했다. 대학 간 장벽을 허물고 통학버스 운영, 학교 기자재 구입 등과 같은 부분에서 협력을 시작해 교육과정 운영이나 학생, 교수 등 인적 교류까지 확대해 나가는 것을 담았다. 올해는 아쉽게 고배를 들었지만 글로컬대학 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인근 대학과 연합 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은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지역과 상생해가는 모습은 특정 사업을 위한 게 아니라 대구대가 줄곧 해온 것들이다.
▶그렇다. 지역과의 상생 성과를 한 가지를 뽑자면 우리 대학이 '경산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교육 공간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프랑스의 IT 전문교육기관인 '에꼴42(Ecole 42)'의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 혁신적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양성 기관이다. 이 교육기관이 국내에 설립된 것은 서울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 대학 경산캠퍼스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IT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전초기지가 되는 셈이다.
-창업지원사업 특화대학이라는 점도 빼놓기 어렵다.
▶창업도 우리 대학이 지역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우리 대학은 매년 정부로부터 확보한 수십억 원의 창업 자금을 창업 기업에 지원하며 이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선정된 창업중심대학은 지금까지 쌓아 온 창업지원 역량을 제대로 확인한 계기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전국에서 6개 대학을 창업중심대학(5년간 총 375억 원)으로 선정했는데 그중 하나가 우리다. 또 전국에서 유일하게 2019~2021년 3년간 창업 예비‧초기‧도약기 창업 전 주기 사업을 수행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대구대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최고의 파트너'라는 등식을 입증한 셈이다.

-대학 경쟁력 높이기, 이건 대학 총장의 태생적 임무이자 영원한 숙제다.
▶학과 경쟁력이 곧 대학 경쟁력이라고 본다. 우리 대학은 큰 규모의 대학 중에서 학과 특성화가 잘된 대학으로 꼽힌다. 대학의 출발부터 장애인 등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을 위한 교육에 힘쓰면서 특수교육, 재활과학, 사회복지 등의 분야가 대학을 대표하는 특성화 분야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우리 대학이 잘 성장해 왔던 것도 경쟁력을 갖춘 특성화 학과의 힘이 컸다. 하지만 95개 모든 학과(전공)가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학과 구조 개편은 불가피하다. 취임 직후 최대한 많은 학과 교수님들을 만나 토론하고 머리를 맞대며 학과 개편에 대한 해결점을 찾는 데 힘을 쏟았다.
-내년도 학과 모집 구조가 실제로 많이 바뀌었다. 사활을 건 것으로 보인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8개 학과(전공)의 신입생 모집을 중지했다. 그렇다고 입학정원 등 대학의 전체적인 규모를 줄인 것은 아니다. 현재의 규모에서 미래 유망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학과를 신설했다. 올해 뷰티스타일링전공과, 특수창의융합학과를 신설했고 내년에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광고PR전공) ▷보건의료정보학과 ▷소방안전방재학과 ▷응급구조학과 ▷웹툰영상애니메이션학부(웹툰전공) ▷게임학과 등 6개 학과가 내년에 새롭게 문을 연다.
-대구대의 강점이라면 사회복지, 재활, 특수교육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적으로 이 분야를 더 키울 계획도 있나.
▶지역사회에서 대구대를 대변하는 것으로 자리 잡은 분야다. 고령화 등 앞으로의 사회 변화에 맞게 단과대학 특성화 등을 통해 관련 분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다른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 심도 있게 하고 있다. 특히 농업·바이오 분야는 블루오션이라 볼 수 있다. 더욱이 지역에 밀착한 우리 대학은 농촌을 기반으로 둔 경북과 불가분의 관계다. 서구의 선진국을 봐도 농업은 핵심 산업이다. 원예, 축산, 산림자원 관련 학과는 앞으로도 우리 대학의 근간이 될 것이다. 우리 대학의 학과 장기 계획에도 농업의 산업화가 반드시 들어가 있을 것이다.

-학생 역량 높이기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취임 당시 포부를 밝혔었다.
▶우리 대학 캠퍼스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크고, 신입생 정원 기준으로 전국 10위권의 대형 대학이다. 대학의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학생들이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선택한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 전과를 하더라도 더 많은 선택지가 있다. 우리 대학은 정부에서 입학정원을 관리하는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 타 학과로의 전과 횟수를 무제한으로 풀어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또 학생들이 해외 경험을 쌓는 기회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파란사다리 사업'이다. 정부 지원을 받아 경제적·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있는 학생들에게 해외 연수의 경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우리 대학은 이 사업을 6년째 수행 중이다. 이번 여름 방학에도 85명의 학생이 호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해외 대학에 가서 4~6주간 연수를 받는다. '큰 뜻을 품어라'는 우리 대학의 교훈처럼 학생들이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고 자신의 꿈을 키우는 다양한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
-이제 임기의 1년을 지났다. 남은 임기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지속 가능한 대학의 토대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다. 대학 본연의 역할은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일이다. 지역사회가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학과를 만들고 훌륭한 교수진을 모셔서 학생이 오고 싶어 하는 학과를 더 많이 확보하겠다. 임기의 마지막 해인 2026년은 대학이 70주년을 맞는 해이다. 우리 대학이 70년을 넘어 100년 역사를 잇는 지역 대표 대학으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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