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만 불쌍"…尹 '수능 발언'에 뿔난 일타 강사들

입력 2023-06-18 14:59:09 수정 2023-06-18 15:01:37

尹 '교육과정 내 출제하라' 지시에…강사들 "학교·교사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인데"

유명 강사인 이다지씨(왼쪽 사진)와 현우진씨. 본인 SNS 캡처
유명 강사인 이다지씨(왼쪽 사진)와 현우진씨. 본인 SNS 캡처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수능' 지시와 관련해 유명 강사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학원가 등에 따르면 이른바 '일타' 강사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윤 대통령의 수능 발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갑작스레 나온 윤 대통령의 주문 탓에, 수능 출제 불확실성과 수험생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가스터디 소속 수학 강사 현우진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애들만 불쌍하지…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혼란인데"라고 지적했다. 현씨는 "그럼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은 어떻게 간다는 것이냐"며 "지금의 수능은 국수영탐 어떤 과목 하나 만만치 않고 쉬우면 쉬운대로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혼란인데 정확한 가이드를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수험생들을 향해서는 "앞으로는 뭐가 어떻게 어떤 난이도로 출제될지 종잡을 수 없으니 모든 시나리오를 다 대비하는 수밖에 없겠다. EBS 꼭 챙겨서 풀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역사 강사 이다지 씨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씨는 "학교마다, 교사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개설되지 않는 과목도 있는데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 만으로 수능을 칠 수 있게 하라'는 메시지"라며 "9월 모의평가나 수능이 어떻게 될지 더욱 더 미지수"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국어 강사 이원준 씨는 "한국은 교육 면에서 비교적 평등하면서도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강한 사회이고, 젊은이들이 무기력한 일본·영국이나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학력이 세습되는 미국에 비해 공정함과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라며 현재 수능 제도를 옹호하는 취지로 말했다. 이씨는 또 "더 좋은 대안이 없다면 섣부른 개입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원인이 된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며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 편(카르텔)이란 말인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