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 고양 데이원 결국 퇴출…프로농구 사상 첫 제명

KBL 16일 이사회 열고 구단 자격 박탈 최종 결정
가입금 연체하고 지난해 말부터 선수단 임금 체불 등 물의
인수 기업 물색 전망…실패시 이번 시즌 9구단 체제로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고양 데이원의 제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임시총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영난에 허덕이던 남자 프로농구 고양 데이원이 결국 구단 자격을 박탈당했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임시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리그 제명에 대해 KBL은 "데이원이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의사와 능력이 없고, 임금 체불 등 문제 해결에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데이원 소속 18명의 선수에 대한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부산시가 남자 프로농구단 유치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기 때문. KBL은 부산시를 포함해 인수기업 및 기관 물색 등의 후속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끝내 인수가 불발될 경우, 데이원 소속 선수들은 특별 드래프트로 넘겨지고 2023-24시즌 프로농구는 9구단 체제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향후 경기 일정에 적잖은 차질도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재창단한 데이원은 출범 때부터 KBL 가입금을 연체 납부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지난해 말부터는 선수단 임금 및 협력 업체 대금 등을 체불했다.

이에 KBL은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에게 2주 간의 유예 기간을 부여했다. 사실상 최후통첩이었다.

또 데이원 선수들은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토로하면서 향후 대응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데이원은 지난 15일까지도 향후 구단 운영 방안에 대한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고, 결국 16일 KBL 이사회에서 회원 자격 박탈이 최종 결정됐다.

김희옥 KBL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고양 데이원의 회원자격을 박탈하기로 한 임시총회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희옥 KBL 총재는 "데이원은 연봉 체불 등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거짓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리그 신뢰와 안정성을 크게 훼손했다"며 "프로농구가 침체에서 벗어나 다시 도약하는 시점에 이런 상황을 맞게 돼 총재로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총재는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이라며 "모든 선수가 안정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도록 새 후원사나 인수 기업 선정, 특별 드래프트 시행 등 가능한 조치를 상황에 맞게 성실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KBL 제명이 결정된 고양 데이원의 주장 김강선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선수단 면담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BL은 이날 열린 임시총회 및 이사회에서 "데이원 구단의 제명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KBL은 데이원 소속 선수들 연봉을 6월 1일 이후분부터 우선 지급하고 추후 적절한 방법으로 이를 환수할 계획이다. 또 긴급 생활자금도 대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데이원스포츠 경영총괄 박노하 대표, 구단주이자 스포츠 총괄 허재 대표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행정적, 법률적 책임도 물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