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미션스쿨로 문 열어 금융인 키우는 인재 등용문…가톨릭 대구교구가 운영
김수환 추기경 제2대 교장 부임…모교 지원 사업에도 공들여
"양심의 목소리에 충실한 삶 실천해 온 2만 동문, 각 분야서 맹활약"
동문들 겨울이면 학교 뒷산으로 토끼 몰이 하러 가던 추억 공유
서로에 대한 배려 깊은 동문애 자랑
개 교 : 1952년 3월 14일
설립형태 : 사립
교 훈 : 양심(良心), 성실(誠實), 근면(勤勉)
주요 배출 동문 : 최갑진 전 해병대사령관(1회), 김쌍수 전 LG부회장(7회),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9회)
소 재 지 : 경상북도 김천시 성의길 38

경북 김천의 성의고등학교는 상업고등학교에서 종합고등학교를 거쳐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명문 사립고다.
1952년 가톨릭 계열의 미션스쿨로 문을 연 후 중견 금융인을 육성하는 지역인재의 등용문으로 뿌리를 내렸다.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운영하는 학교재단 선목학원은 성의고 뿐만 아니라 성의여고, 성의중,성의여중을 운영하고 있다. 성의고와 성의여고는 졸업기수가 같다.
성의학교의 초석을 놓은 김성학 알렉스 신부는 '문명의 발달은 도덕의 퇴행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우리 학교는 이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참된 인간의 길인 도의에서 의(義)를 취하고 그 위에 성스러울 성(聖)을 붙여 이름으로 삼으니 언제까지라도 그 가치가 빛날 것'이라고 축언했다.
김성학 신부의 우려대로 세상은 각박해졌지만 성의고 2만 동문들은 건학이념을 실천하며 세상에서 소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성의고의 자랑은 단연 고(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이다. 김 추기경은 지난 1955년 제2대 교장으로 부임해 지좌동에서 교직원·학생들과 동고동락했다. 성의고와의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했던 김 추기경은 1990년대 성의중고재경동창회에 여러 차례 참석해 대중가요 '만남'을 부르는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동문들이 모교에 대한 추억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경부선 기찻길이다. 선도부의 날카로운 '시선'을 무사히 통과하기 위해선 기찻길 굴다리 밑을 지날 때 교복 매무새를 가다듬어야 했다.
선배이자 은사였던 김한일 체육 선생님과 상업을 지도했던 '촌닭', 박상봉 선생님은 성의고 동문들에게 늘 푸근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희천 성의중고재경동창회장(22회)은 "겨울이면 체력단련을 위해 재학생들이 학교 뒷산인 까치골로 토끼몰이를 하러 갔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정문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주보성인 김대건(金大建) 안드레아 신부 동상과 교장 선생님 사택 초입의 아름다운 오솔길은 동문들에게 크나큰 위안이었다"고 재학시절을 회고했다.

삶의 터전을 찾아 상경한 동문들의 둥지역할은 재경동창회가 맡고 있다. 재경동창회는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는 서울에서 '그래여~, 안 그래여~'라고 구수한 사투리를 써가며 고단한 일상의 시름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사랑방이다.
재경동창회는 동문들의 친목도모와 함께 모교지원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연초에는 신년교례회를 겸한 정기총회를 열어 동문들이 서로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봄에는 모교에서 열리는 총동창회 주최 체육대회에 힘을 보태고 가을에는 동문가족 등반대회로 다시 한 번 결속을 다진다.
30년 넘게 이어 온 골프동호회 활동은 단연 돋보인다. 성의까치골프회는 오는 22일 낮 12시 충북 충주시의 대영베이스cc에서 제377차 모임을 진행한다.
성의까치골프회를 이끌고 있는 배무섭 ㈜고척운수 대표(23회)는 "일찍부터 직장을 갖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동문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 동창회보다 서로를 위하는 배려가 넘친다"고 자랑했다.
아울러 매년 졸업식 때는 소정의 장학금을 마련해 후배들을 격려하고 수도권으로 진학한 후배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고민을 나누는 행사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성의여고의 참여도 독려하고 있는 중이다.
탄탄한 실력은 기본이고 고매한 인성까지 갖춘 성의동문들은 경향각지에서 역량을 뽐내고 있다.
최갑진 전 해병대사령관(1회)은 성의동문의 상징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고 김쌍수 전 LG부회장(7회)도 성의의 이름을 전국을 넘어 세계에 알린 보석 같은 선배다.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9회) 역시 후배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오영배 전 감사원 국장(3회), 김창기 전 서초구의회 부의장(9회), 김영채 국세청 국장(14회), 하춘수 전 DGB금융지주회장(18회), 이창수 전 삼정KPMG 대표이사(18회), 전광진 전 성균관대 문과대학장(20회), 강학서 전 현대제철 대표이사(21회), 문경안 전 볼빅 회장(24회) 역시 동문회 발전의 주춧돌을 놓은 동문들로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현업에선 리홍재 서예가(22회), 박언용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부대표(31회), 이응광 성악가(46회), 박영진 개그맨(46회) 등이 성의인의 기상을 드높이고 있다.
한편, 제18대 재경동창회장을 맡을 예정인 최건호 동덕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24회)는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을 십분 활용해 동문들 사이의 친목을 다지고 성의까치재경클럽(성의財經人모임) 금성회(성의金融人모임) 등 직역 모임을 보다 활성화해 재경동문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연휴는 짧고 실망은 길다…5월 2일 임시공휴일 제외 결정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