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창건설·SAC 등 갤러리 개관…미술 사랑하는 대구 기업들

입력 2023-06-14 10:57:13 수정 2023-06-14 20:18:25

현창건설 상생공간 '루지움갤러리'…SAC, 앞산에 '갤러리 엔아엠' 열어
지역 예술가 발굴·공연 전시 지원…삼보모터스는 ‘삼보미술상’ 제정

대구 앞산에 위치한 갤러리 엔아엠. 아스팔트 수입 판매를 하는 지역 기업 ㈜SAC가 지난해 개관한 갤러리다. 갤러리 엔아엠 제공
대구 앞산에 위치한 갤러리 엔아엠. 아스팔트 수입 판매를 하는 지역 기업 ㈜SAC가 지난해 개관한 갤러리다. 갤러리 엔아엠 제공
대구 앞산에 위치한 갤러리 엔아엠에서 지역 청년작가들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갤러리 엔아엠 제공
대구 앞산에 위치한 갤러리 엔아엠에서 지역 청년작가들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갤러리 엔아엠 제공

최근 들어 대구지역 기업들의 미술가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현창건설은 지난달 수성구 지산동에 '루지움갤러리'를 열고, 7월 23일까지 개관전 '로제타(Rosatta)'를 진행하고 있다.

현창건설은 갤러리 개관 이전부터 '루지움아트프로젝트'를 통해 건설과 예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상생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니나노프로젝트 예술가협동조합'과 함께 2021년 도심 속 카페에서 전시와 공연을 함께 선보이는 등 지역 예술가들과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쳐오고 있다.

박경우 현창건설 대표는 "단순히 기업의 후원으로 끝나는 지원 대신 예술가와 상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스팔트 수입 판매를 하는 지역 기업 ㈜SAC도 지난해 창립 21주년을 기념해 앞산에 '갤러리 엔아엠'을 개관했다. 갤러리 이름 엔아엠은 남정두 SAC 대표의 성(NAM)에서 따온 것이다.

갤러리 엔아엠은 매년 상·하반기 두차례, '라이즈업 프로젝트'를 통해 젊은 작가들을 선정하고 기획전을 열고 있다. 14일부터 열리고 있는 '사일런트(Silent): 그 경계에 마주서다'는 대구대를 졸업한 1990년생 김은영 작가, 1994년생 최수영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박윤주 갤러리 엔아엠 이사는 "젊은 작가들이 설 공간이 별로 없다보니 이들을 발굴, 소개하고 장기적으로 지원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라며 "대구 작가들을 중심으로 데뷔를 앞두고 있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성실한 작가들을 소개할 계획"고 말했다.

북구에 있는 한 도어 관련 제품 제조기업도 중앙로 인근에 전시 공간을 포함한 지상 10층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설립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은 최근 삼보문화재단(삼보모터스㈜)와 함께 '삼보미술상'을 제정하고 제1회 수상자 공모에 나섰다.

삼보문화재단은 지난 2월 대구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연 3천만원씩 10년간 모두 3억원을 문예진흥원에 기부 약정했으며, 삼보미술상 제정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 작가를 대상으로 하며, 65세 이상 원로작가 1명과 40세 이하 청년작가 2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만원과 내년에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의 기념전시 개최도 지원한다.

지역 미술계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예술 사랑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병재 대구미술협회 수석부회장은 "지역 작가들이 좀 더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고,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지역민들이 쉽게 미술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남으로써 전반적인 지역 문화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역 작가는 "일시적인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건강한 문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예술가들과 함께 고민해보며 장기적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