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원폭 피해 동포들, 늦게 와 죄송합니다"

19일 G7 참석차 히로시마 방문…역대 첫 원폭피해 동포 만남
역대 대통령 첫 과거사 해결 의지…호주·베트남과는 연쇄 정상회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일본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히로시마 동포 원폭 피해자와의 간담회에서 피폭자 박남주 전 한국원폭피해대책특별위 위원장의 착석을 도와주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 도착해 2박3일의 방일 일정에 본격 돌입했다. 첫날 윤 대통령은 호주·베트남과 연쇄 정상회담을 연 데 이어 우리 대통령 최초로 히로시마 원폭 피해 동포들을 만나며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보였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히로시마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했다. 윤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김 여사는 파란색 정장 재킷에 검정 바지 차림이었다. 일본과 우리 측 주요 인사들의 영접을 받은 윤 대통령은 히로시마 대학생 2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기도 했다.

이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연달아 회담하며 정상 외교에 힘을 쏟았다. 첫 정상회담 일정으로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앨버니지 호주 총리를 만난 윤 대통령은 미래 첨단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의 교역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력을 이행하는 데 있어 역내 대표 유사 입장국인 호주와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인도·태평양지역 역내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만난 윤 대통령은 베트남이 한국 3대 교역국임을 언급하며 "2030년 교역 1천500억 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팜 민 찐 총리는 "한국과 수교 이후 30년간 쌓아온 협력을 발판으로 베트남은 국제규범을 준수하는 가운데 한국과 전략적 공조와 협력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일본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히로시마 동포 원폭 피해자와의 간담회에서 피폭자 박남주 전 한국원폭피해대책특별위 위원장의 착석을 도와주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윤 대통령은 히로시마 원폭 피해 동포를 만나 아픈 역사를 되새겼다. 대통령실은 면담과 관련,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도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 역사의 굉장히 아픈 부분"이라며 "피하지 않고, 있는 역사를 그대로 인정하고 (이들과) 만나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20일에는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21일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과 만나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으로 참배할 계획이다. 한일 정상이 공동으로 한국인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는 것은 처음이며, 한국 정상으로서도 첫 참배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일본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히로시마 동포 원폭 피해자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