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로 동급생 찌른 고교생…'교내 봉사 10시간' 처분

입력 2023-05-16 14:10:08

피해학생 학부모 대전시교육청 행정심판 청구

16일 흉기로 동급생을 찌른 한 고교생에게 교내 봉사 처분이 내려지자 피해학생의 부모가 반발하고 나섰다. 게티이미지 뱅크
16일 흉기로 동급생을 찌른 한 고교생에게 교내 봉사 처분이 내려지자 피해학생의 부모가 반발하고 나섰다. 게티이미지 뱅크

흉기로 동급생을 찌른 한 고교생에게 교내 봉사 처분이 내려지자 피해학생의 부모가 반발하고 나섰다. 해당 학부모는 심의위 결정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16일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등학생 A군이 동급생 B군을 흉기로 찔렀다. 당시 A군이 사용한 흉기는 버튼을 누르면 날이 밖으로 나와 이를 이용해 B군의 복부에 대고 찌르는 시늉을 하다가 실수로 날이 나오면서 상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복부에 길이 2㎝, 깊이 2㎝의 자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봉합수술을 받았다. 이후 B군의 학부모는 두 학생의 분반 조치 및 실태조사를 요청했고, 해당 학교는 학폭심의위원회를 통해 A군에게 교내봉사 10시간과 학생·보호자 특별교육 처분을 내렸다.

심의위는 "보고서를 통해 사건 발생 경위·동기·기타 사정을 파악했고 학생들과 각 보호자의 의견도 청취해 종합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가해 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한 나머지 실수에 의해 사고가 발생한 점, 자신의 행위를 비교적 상세히 숨김없이 진술한 점,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화해를 통한 관계 회복을 다짐한 점을 고려했다"고 징계처분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B군의 학부모는 가해 학생의 처분에 반발해 이의를 제기했다. 학부모는 "아들이 배에 흉기를 들이대는 A군에게 분명 '하지 말라'는 의사 표현을 했음에도 (심의위 결정에서) 고의성 0점이 나왔다"며 "실제로 배가 흉기에 찔리기까지 했는데 도대체 어떤 상황이 발생해야 고의성이 인정되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호소 했다.

이어 "전학 가겠다던 A군 측은 막상 교내봉사 처분을 받자 전학을 가지 않았다. 도리어 자신들도 힘들다며 분반 조치까지 풀어달라고 요구했다"며 "게다가 심의위가 끝난 직후 한 차례 만난 이후로 더 이상 사과도 없다. 진정으로 반성하고 화해하려는 모습인지 모르겠다"며 반발했다.

지난 3월 B군의 학부모는 대전시교육청에 행정심판을 청구해 지난 9일 진행된 행정심판 심리에 참석해 고의성, 화해와 반성 정도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알려졌다.

A군의 학부모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다. 사고가 일어나자마자 보호자에게 연락해 사죄드리기도 했다"며 "사고 이후의 소통 과정에서 오해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