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MZ 남녀 10명 패션 대탐구
브랜드 아니라도 OK, 내맘대로 패션
‘패완얼’은 옛말, 핏과 자신감 중요
한때 대구는 패션의 도시. 2000년대 초반을 휩쓴 Y2K 감성 기억하는가. 이 감성을 휩쓸었던 서울 동대문 밀리오레는 저리가라. 섬유 패션의 메카 대구에도 패피(패션피플)들이 넘쳐났다.
옷 좀 입는다는 사람들은 겪어봤을 테다. 길거리에서 사진 찍혀 잡지나 페이스북나 어디 한곳쯤은 실려 본 경험 있지 않은가. 혹은 나도 누가 좀 찍어 줬으면 하고 거리에서 두리번거렸던 적은 없었는지.
그때 그 시절 감성을 MMM이 다시 불렀다. 상대는 대구의 패피 MZ. 섬유패션의 도시 대구의 명성이 아직 죽지 않았다. 패션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MZ들이 대구에도 가득하다.
동성로에 무작정 나가 트렌디해 보이는 남녀 각각 5명을 붙잡아 물었다. 공통질문 다섯가지. ①장착템 소개 ②구매 경로 ③내 스타일 스스로 정의 내려본다면? ④패션 키포인트 ⑤패알못에게 한끗차이 팁은?
◆굳이 브랜드 명품 아니더라도 OK... 내 패션은 내가 정의한다 일탈룩, 휴무룩, 클론 탈출룩, 꾸안꾸룩
옷 잘 입는 이들을 보면 드는 공통된 생각 하나가 있다. 비싼 브랜드, 명품만 입지 않을까? 10명의 패피 MZ들은 이 같은 선입견을 금세 무너뜨렸다. 첫 번째 꿀팁이다. 패잘알들은 의외로 브랜드만 찾지 않는다.
10명의 패피 MZ가 입고 있던 의류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보세'였다. 시내에 있는 옷가게나 온라인 쇼핑몰을 뒤지다가 맘에 드는 옷을 사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예쁜 보세 옷을 잘 고르려면 인스타그램을 참고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들락날락하다보면 어느새 인스타그램 피드에 온갖 쇼핑몰 연관광고 뜬다. 그야말로 자동추천인셈인데 은근 눈이 자주 돌아간다. "아 이옷도 예쁘네"하며 몇몇 쇼핑몰을 왔다갔다하면 온라인 장바구니는 금세 찬다.
한 가지 더 꿀팁. 애초 어떤 온라인 쇼핑몰에 내 스타일의 옷이 있는지 모르겠다면 패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도 좋다. 패피 MZ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은 에이블리, 지그재그, 무신사. 각종 패션 스타일과 쇼핑몰을 모아둔 애플리케이션에서 이것저것 뒤지다가 마음에 드는 쇼핑몰로 들어가면 된다.
그래도 어찌 보세 옷만 입으랴. 중저가 브랜드부터 고가 브랜드 아이템도 하나 있으면 내 패션에 고급 한 스푼을 첨가할 수 있다. 10명의 패피 MZ들은 선호하는 브랜드로 리트리버클럽, 스투시, 자라, 칼하트, 데우스를 꼽았다. 이곳들은 대부분 3~10만원 선에서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조금? 혹은 좀 더 많이 돈을 보태 아워레가시나 발렌시아가 등 명품까지 구비해두는 패피 MZ들도 있다.
이렇게 한껏 꾸며 입은 옷, 그래서 어떤 스타일인지 물었더니 온갖 '00룩' 답이 쏟아진다. 캐주얼룩, 빈티지룩을 기대했다면 반성이 필요하다. 패피 MZ들의 룩 정의는 스타일만큼이나 다양하다.
-꾸안꾸룩(꾸민 듯 안 꾸민 듯한 룩)을 입은 앤디(36·더현대 대구 내 패션업 직원) 씨
"발렌시아가와 같은 브랜드를 좋아하지만, 티 나게 입는 것은 멋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 명품으로 걸쳐 입기보다 하나둘 포인트를 주는 방식으로 입는다"
-클론 피하기룩(남들과 절대 똑같아선 안되는 룩)을 입은 최효인(26‧취준생) 씨
"흔하지 않게 입고 싶다. 흔히 말하는 '클론(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은 피해야 한다. 최대한 튀게 입으려고 생각 중이다"
-휴무룩(편안한 트레이닝복을 매치한 휴무를 즐기는 룩)을 입은 이원형(27‧직장인) 씨
"평소에는 셔츠 등 단정한 옷을 입다보니 휴무날에는 편하고 헐렁한 옷을 입으려고 한다. 오늘은 휴무룩. 후드티와 그에 맞는 편한 반바지. 소매를 걷어서 타투를 강조하는 게 포인트다"
무엇보다 패피 MZ에게 정해진 룩은 없다. 그날 코디한 옷이 곧 내 패션을 정의하는 '00룩'이 되는 것일 뿐이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 아닌 자신감+가꾼 몸은 덤… 액세서리로 포인트만 줘도 충분
패션의 완성은 얼굴?
이제 이 말도 옛말이다. 요즘 패피 MZ들에게 패션의 완성은 '핏'이다. 옷이 날개이긴 하지만 내 몸도 날개를 달기 위한 준비가 돼 있어야한다. 무엇보다 옷핏을 갖추려면 내 체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체형에 따라 소위 옷태는 천차만별이기 때문. 내 체형을 정확히 알고 단점을 가리는 옷을 입는다면 패피의 길로 한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다.
여기서 우재욱(27‧직장인) 씨의 조언.
"자기 몸 체형을 잘 알아야 한다. 자기 몸에 대한 장점보다 단점을 감추는 것이 더 좋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덩치가 크기 때문에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지 않는다"
우 씨 조언받고 앤디 씨 조언 하나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체형을 고려하지 않고 옷을 입기에 정말 '아재핏'이 나오기도 한다. 또 옷을 사러오는 분들을 보면 뭘 사야할 지 몰라서 일단 화려하고 특이한 옷을 고르는데, 먼저 자기 체형을 분석한 뒤 노멀하고 심플한 옷부터 시도해보길 권한다"
그래도 옷 잘 입는 건 타고난 센스가 있는 게 아닌가…라며 자신감이 도통 생기지 않는 이들은 손! 패알못 이들을 위해 패피 MZ가 TIP을 건네는데 잘 메모해보시라.
가장 쉬운 팁은 인스타그램 속 패잘알들의 사진이나 패션 유튜버 동영상을 많이 보며 따라 입는 것이다. '이거 괜찮은데' 싶은 옷이 있다면 한 벌 통채로 구매해보는 것도 좋고,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소장한 옷 중 비슷한 스타일, 색이 있으면 그대로 맞춰 봐도 좋다. 많이 따라 입다보면 내 스타일을 점차 찾을 수 있다는 게 패피 MZ들의 찐 조언이다.
김나빈(23‧대학생) 씨의 TIP.
"인스타 광고나 피팅 돼 있는 옷 따라서 세트로 먼저 사고, 상하의를 하나씩 바꿔보면서 입어보라. 튀는 것보다 기본 아이템부터 시작해 보면 좋다"
정원정(25‧취준생) 씨의 TIP.
"옷은 많이 입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살이 되고 유행하는 걸 다 따라해봤는데 그 과정 속에서 체형에 맞게 옷 입는 법을 알게 됐다. 어린 친구들은 가격 부담이 없는 보세 옷을 여러 개 사서 스타일을 찾아보고, 그 후에 나이가 들면 브랜드 아이템을 갖춰나가면 된다"
박성민(25‧대학생) 씨의 TIP.
"패션 유튜버를 많이 봐라. 짱구대디를 많이 보고 있다. 그거보고 따라만 입어도 충분하다. 굳이 같은 브랜드를 옷을 안사더라도 색만 비슷한 저렴한 옷을 사서 코디만 해도 된다"
또 한가지 팁은 액세서리로 포인트만 줘도 옷 잘 입는 느낌을 충분히 낼 수 있다는 것. 패피 MZ들 대다수도 모자, 목걸이, 안경, 키링 등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줬다. 심지어 타고다니는 오토바이 키를 바지에 매달며 포인트를 준 패피 MZ도 있다.
마지막 제일 중요한 팁 하나 더. 10명의 패피MZ들의 공통점은 '당당함'. 뭐니뭐니해도 패션은 자신감이다. 남 신경쓰지 않고 본인이 입고 싶은대로 입는 게 제일 중요하다. 눈치볼 필요 없다. 내 마음에 들면 그만. 그거야 말로 최고의 패션이 된다.
유지영(25‧대학생) 씨의 TIP.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여러 가지를 입어본 후 좋아하는 스타일을 찾으면 그게 자기만의 색깔이 될 것이다"
안진영(24‧직장인) 씨의 TIP.
"개인적으로는 '남 시선 신경 쓰지 말고 입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감 가지고 입고 싶은 대로 입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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