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김재원·태영호 징계…중징계 시 가처분 등 이준석 시즌2 가능성

입력 2023-05-07 18:11:16 수정 2023-05-07 19:57:58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3일 녹취 파문, 후원금 쪼개기 의혹 관련 입장 발표를 위해 국회 기자회견장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3일 녹취 파문, 후원금 쪼개기 의혹 관련 입장 발표를 위해 국회 기자회견장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8일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징계를 결정한다. 두 최고위원은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자진사퇴론을 일축하고 정면 대응에 나선 탓에 중징계 결정이 날 경우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과 같은 내홍까지 우려되고 있다.

윤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김·태 최고위원 징계를 위한 전체회의를 열어 두 사람의 소명을 청취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린다. 윤리위원인 전주혜 의원은 7일 기자들과 만나 "내일 윤리위에서 (징계)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은 윤리위 심사를 앞둔 주말 동안 당무감사위원회에 서면 소명 자료를 제출하는 등 최고위원직 자진사퇴보다 중징계 방어에 집중했다.

당초 자진사퇴를 설득하며 윤리위 심사 속도에 완급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두 최고위원은 정면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자신에 대한 징계 반대 탄원의 약 절반이 '가짜 당원'이라는 보도를 반박하며 오히려 '탄원 동참' 링크를 공유했다. 태 최고위원도 6, 7일 페이스북에 잇달아 글을 올려 보좌진 녹취록 유출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잇단 설화로 4월 한 달 동안 공개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했던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기현 대표. 연합뉴스
잇단 설화로 4월 한 달 동안 공개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했던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기현 대표. 연합뉴스

정치권 관계자는 "당원권이 정지되나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나 내년 총선 출마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운 입장에선 윤리위 소명을 통해 주의, 경고 등 경징계로 수위를 낮추는 전략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 따라 중징계인 당원권 1년 이상 정지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가 '양두구육' 발언으로 당원권 1년이 추가로 정지된 전례가 있어 경징계 시 당 안팎을 불문하고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 수 있다.

하지만 중징계로 결정 나면 김·태 최고위원이 수용하지 않고 소송전을 불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이 전 대표와 같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할 공산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선된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소송전까지 벌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최근 두 최고위원이 버티기 전략에 들어간 것 같아 이준석 시즌2 가능성이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