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담배 등 "조선을 사로잡은 기호품은?"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5월호 '조선 기호품'
'커피'는 천주교와 유입 160년 역사, 고종 등 상류층도 즐겨
신물질 '담배'는 남녀노소 초월, 18세기 중엽 흡연예절 담론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에서 여성이 담뱃대를 들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우리는 언제부터 커피를 즐겼을까?

한국국학진흥원이 술·담배·커피 등 '조선의 기호품'을 주제로 발생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5월호에 따르면 커피가 문헌상 전래됐다고 언급된 것은 160년 전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식후에 커피 한 잔을 즐겼을까?'에서 이완범 교수는 커피 전래부터 현대 한국식 커피믹스의 세계화에 이르기까지의 커피 소비가 지니는 의미와 상징을 소개한다.

커피는 조선의 천주교 전파와 함께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당시 프랑스 선교사들은 커피로 향수를 달랬으며 이후 조선의 상류층에 커피가 유행했고, 이러한 흐름을 이어 고종도 커피를 즐기게 됐다고 한다.

1910년 전후 일제강점기에는 주로 일본에서 커피가 수입됐고, 일본식 다방(喫茶店·깃사텐)도 생겨났다. 1920년대에 들어와서 예술가들의 삶 속에 커피가 서서히 자리 잡았고, 직접 다방을 차린 경우도 등장했다. 커피는 젊은이들에게 '모던'의 상징이었으며 다방은 새 사조를 이끄는 문화예술가와 지식인들의 아지트가 됐다.

'담배, 조선의 젠더 질서를 초월한 기호품'에서는 하여주 교수가 담배를 소비하는 조선 시대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례 없는 대란을 일으킨 '신물질'인 담배는 신분을 막론하고 남녀노소 차별 없이 소비했다. 18세기 중엽 이후 사회윤리 및 사회 질서가 무너진다며 양반, 남성들 간의 흡연 예절 담론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여성은 집안 음식을 관장하는 역할 때문에 기본적으로 금연 권장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19세기에도 여성의 흡연은 계속됐고, 금연이 칭송받는 일이 돼 묘지명에 기록되기까지 했다.

임헌회(任憲晦·1811~1876)는 곧 혼인할 딸에게 금연하라고 훈계했다. 이는 사대부 여성 대부분이 혼인 후 흡연을 시작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이러한 가부장적인 흡연 예절은 흡연에서 여성을 배제했지만, 여성들은 이 규범을 '무시하는 대응'으로 자신들의 흡연문화를 만들고 이어왔다.

이외에도 웹진 담談에서는 '조선의 기호품'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심심草 로맨스'에서는 매암(梅庵) 이옥(李鈺)의 일기 '중흥유기'(重興遊記)에서 발췌한 담배 사랑에 대한 일화를 웹툰으로 담았다. 이옥과 여행 일행에게 담배는 행장 필수품이었고, 다 피우고 가다 곧 또 멈춰 피워야 하는 길동무였다.

'오우당(五友堂)과 절우사(節友社)에서 만난 선비의 벗, 매화(梅花)'에서는 오우당 김근(金近, 1579~1656)의 오우당을 소개하며 조선 선비의 매화 사랑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