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해 빙상장·지하철로…도심 피서객 북적
대구시 "노인복지관 27곳 토요일에도 개방"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자 시민들은 도심 속 시원한 공간을 찾아 나서고 있다. 한겨울 같은 냉기가 감도는 빙상장과 바깥보다 10도 이상 낮은 지하철 역사 지하상가에는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이 북적였다.
4일 대구 동구 제2빙상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스케이트화를 든 시민들이 대기석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빙상장 안은 10도 안팎으로 유지됐다. 여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패딩과 점퍼를 껴입은 이용객들은 음악에 맞춰 얼음판을 돌았고, 밖으로 나온 일부 시민은 "춥다"며 옷깃을 여몄다.
지난달 1일 정식 개장한 제2빙상장은 대구시가 199억원을 투입해 지난 3월 준공한 시설이다. 빙상장이 있는 1층에는 의자와 라커룸 등이 마련돼 있었다. 2층에는 스케이트를 타지 않는 시민도 앉아 쉴 수 있는 200석 규모의 관람석이 들어섰다.
빙상장 관계자에 따르면 평일에는 평균 200명, 주말과 공휴일에는 500명가량이 이곳을 찾는다. 이용객이 몰리는 날에는 준비된 스케이트화가 모두 대여돼 입장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성인은 대여료 등을 포함해 8천원을 내면 하루 동안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6살 딸과 함께 빙상장을 찾은 김나율(33) 씨는 "폭염 때문에 놀이터에도 나갈 수 없고 집에만 있으면 아이가 답답해했다"며 "집 근처에 시원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좋다. 아이가 가자고 할 때까지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대구도시철도 2호선 중구 반월당역 지하상가에도 폭염을 피해 나온 노인 2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른 가운데 온도계로 측정한 지하상가 내부 온도는 26도였다. 공식 무더위쉼터는 아니지만 바깥보다 10도 가까이 낮은 지하상가는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주요 피서지가 됐다.
노인들은 한 손에 얼음물을 들고 다른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막 지하상가에 들어온 사람들은 달아오른 발을 식히려고 신발부터 벗는 모습이었다.
정모(78) 씨는 "더워서 매일 가던 두류공원에도 가지 못한다"며 "노인들이 마땅히 더위를 피할 곳이 없다 보니 이곳으로 많이 모인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앉을 자리도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2일 폭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단계가 2단계로 격상되자 이번 주부터 지역 노인복지관 27곳을 토요일에도 무더위쉼터로 개방하기로 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전날 구청장·군수 긴급회의에서 무더위쉼터 운영 공백 방지와 운영시간 연장, 주말 개방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