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민주당, '개딸'에 거리두고 중도층 집중 공략

입력 2023-05-03 18:01:22 수정 2023-05-03 21:09:18

민주, 쇄신 의총 준비 착수…중도층 외연 확장 중점두고 쇄신안 마련
박광온 원내대표, 비명계 대거 기용…개딸 비판에도 친명계 일색 지도부 변화
이재명 대표 정치 탄압 프레임…송영길 전 대표 돈 봉투 사법리스크 분리 기조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 선출을 기점으로 당내 강성 지지층인 '개딸'과 거리두기를 하는 동시에 비명계 중심의 쇄신을 추진하고 나섰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개딸 등 일부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당 쇄신안 마련을 위한 의원총회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우선 비명계인 박 원내대표가 앞장서는 모양새다.

그는 개딸 등 당 지지층만으로는 총선 승리가 사실상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기존 팬덤정치 대신 중도층 확장을 위한 쇄신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온건 개혁 성향 유권자 포섭 전략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몇 차례 나눠서 밀도 있게 쇄신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라며 "집단 지성을 통해 국민들이 바라는 쇄신안을 마련할 것이다. 더 많은 국민께 더 넓고, 더 깊게 다가가고 확장하는 계기로 삼겠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서 부대표단과 대변인 등 원내 지도부를 기존 친명계 일색에서 벗어나 비명계를 대거 기용했다. 친명계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송영길 전 대표의 돈 봉투 의혹까지 추가되면서 위축된 가운데 박 원내대표를 필두로 비명계가 중심이 돼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특히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송 전 대표 등과 관련해선 무대응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윤석열 정부의 정치 탄압 프레임으로 엄호했던 것과 달리 송 전 대표의 돈 봉투 의혹 사법리스크는 개인 문제로 분리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당내 중진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돈 봉투 사건의 본질은 기획수사 쪽이 아니라 민주당의 도덕적 해이"라며 "도덕성에 하자가 있는 사람들은 당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확실하게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중도층의 가치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정책, 정치 지향까지 가져와야 가능하다. 진정성 없는 이례적인 조치나 이벤트로는 중도층을 끌고 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