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슬람사원 갈등 여전…공사업체·북구청 고소에 삼겹살 파티도

입력 2023-05-03 15:24:03 수정 2023-05-03 21:00:41

3일 오전 11시~11시 30분 북부경찰서·북구청 앞에서 규탄 집회
구청 앞에선 삼겹살 파티 열기도
북구청 “갈등 해결위해 중앙부처와 노력 중”

3일 오후 12시 30분쯤 북구청 앞에서
3일 오후 12시 30분쯤 북구청 앞에서 '대현동 이슬람대사원 건축허가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삼겹살 파티를 벌이고 있다. 박성현 기자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가 재개되자 주민들의 반발이 더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공사가 재개된 책임을 묻기 위해 북부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주민들은 북구청 공무원과 공사 업자를 고소하고 구청 앞에서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

'대현동 이슬람대사원 건축허가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오전 11시와 11시 30분 각각 북부경찰서와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민 비대위 관계자와 외부 단체 관계자 등 10여 명이 모여 시작한 집회는 30분쯤이 지나 30여 명까지 불었다.

이들은 지난달 18일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가 재개되는 과정을 문제 삼았다. 당시 공사를 하려는 인부들과 이를 막으려는 주민들 사이에 크고 작은 실랑이가 계속 이어지다 결국 몸싸움으로 번졌다.

비대위 측은 해당 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해 북구청 건축주택과장과 공사업자를 각각 직무유기, 폭행치사죄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시 현장에는 여러 명의 경찰병력이 있었지만 충돌을 제지하지 못했고 북구청 건축주택과장 역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비대위 측은 미리 준비해온 불판 4개와 삼겹살, 야채 등을 꺼내 돗자리를 펴고 삼겹살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집회와 삼겹살 파티는 오후 1시 15분쯤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다.

이슬람사원은 올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북구청은 교육부, 외교부를 찾아 경북대 캠퍼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사태 해결을 위한 도움을 청했다. 지난 2일에는 북구청 부구청장 등이 비대위 관계자 4명을 만나 집회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북구청 관계자는 "대현동 주택가에 짓고 있는 이슬람사원을 북구청이 매입해 주민 편의시설로 조성하고, 건축주가 그 매입대금으로 경북대에 이슬람사원을 새롭게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앙부처에서도 이 갈등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오전 11시 30분쯤 북구청 앞에서
3일 오전 11시 30분쯤 북구청 앞에서 '대현동 이슬람대사원 건축허가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