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 앞 반환부지 '용산어린이정원' 4일 개방

입력 2023-05-02 15:05:17 수정 2023-05-02 16:01:00

보관, 용산서가, 전시관, 이음마당, 이벤트하우스 등으로 구성

2일 서울 용산구
2일 서울 용산구 '용산 어린이 정원'의 전망언덕에서 바라본 대통령실 청사.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 완료 후 추진 예정인 90만평 규모의 '용산공원' 정식 조성에 앞서 대통령실 앞마당 반환부지를 '용산 어린이 정원'으로 조성해 대통령 취임 1주년 앞둔 5월 4일부터 국민에 개방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용산 대통령실 앞 반환부지에 조성된 '용산어린이정원'이 4일 개방된다.

대통령실은 2일 "용산 미군기지 반환 완료 후 추진 예정인 용산공원을 정식 조성하기에 앞서 먼저 대통령실 앞 일부 부지에 어린이정원을 조성, 개방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에 개방되는 용산어린이정원은 30만㎡(약 9만평)으로, 전체 조성 예정인 용산공원은 300만㎡(90만평)의 일부다. 조성 예정인 용산공원은 여의도 전체 면적(290만㎡)보다 크고, 뉴욕 센트럴파크(340만㎡)에 육박한다.

이번에 임시 개방하는 반환부지는 120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금단의 땅으로, 외국군 주둔의 역사를 끝내고 주권회복의 상징적 장소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용산은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군이 진영을 꾸려 흥선대원군을 피랍하기도 했고, 1894년 청일전쟁 시에는 청나라군과 일본군이 번갈아 주둔하기도 했다.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후 일제가 용산일대 약 300만 평의 군용지를 강제 수용하면서, 일본군의 용산 주둔은 본격화됐다. 1908년 일본의 조선주차군사령부가 남산에서 용산으로 이전, 조선총독부와 함께 일본 식민지배의 양대 축이 됐다.

1945년 해방 이후에는 미군이 일본의 군사기지를 접수하는 과정에서 미7사단 병력이 용산에 잠시 주둔했고, 일본군 무장해제가 완료된 후 1949년에는 대부분의 병력이 철수했다. 그러나 6.25 전쟁 발발 후 1952년 다시 용산기지가 미군에게 정식으로 공여되면서 최근까지 미군의 용산 주둔 시대가 이어졌다.

2000년대에 들어서 한미 정상 간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합의됐고, 용산기지 반환을 통해 국가공원으로 조성키로 결정, 2007년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 제정됐다. 2022년 대통령실 이전을 계기로 용산기지 243만㎡(약 74만평) 중 2022년에만 58.4만㎡(약 18만평)이 반환됐고, 이 중 대통령실과 인접한 30만㎡(약 9만평)을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조성해 개방하게 됐다.

이번 임시개방은 그간 미군의 평택 이전이 20년 가까이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공원조성도 함께 미뤄지게 되는 한계와 함께, 기지의 완전반환 후에도 건축물 및 환경조사, 토양정화, 공원조성에 최소 7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용산어린이정원은 한국주차군사령부 정문으로 사용됐던 주출입구, 미국 숙소를 리모델링한 홍보관, 관람객의 휴식과 독서를 위해 마련된 용산서가, 전시관, 야외 휴게공긴인 이음마당, 일제강점기 참모장·관사미군 장성급 관사로 활용됐던 이벤트하우스, 카페 어울림, 기록관, 잔디마당(6만6천㎡), 전망언덕, 스포츠필드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임시개방의 취지를 살려 종전 미군기지의 특색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여가 공간을 추가로 조성했다. 전체 공간은 주출입구로 들어와 마주하게 되는 장군숙소와 정원의 중심이 되는 잔디마당과 전망언덕, 그리고 동쪽에 위치한 스포츠필드로 구성된다.

장군숙소 지역은 실제 미군 장교들이 거주했던 붉은색 지붕의 단층 단독주택을 문화·휴식·편의 공간 등으로 리모델링하여 조성했다. 건물의 외관과 거리·마당 등 외부공간을 그대로 보존해 마치 미국 소도시에 온 것 같은 이국적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용산어린이정원 동쪽에 위치한 스포츠필드는 스포츠 꿈나무를 위한 만12세 이하 어린이 전용 야구장과 축구장이 마련됐다. 4일 개방과 함께 대통령실 초청 전국유소년야구대회와 축구대회가 개최될 예정이고, 예약을 통해 일반 유소년 팀도 시설을 사용할 수도 있다.

지난해 9월과 11월, 올 3월에 실내 5곳, 실외 6곳에 대해 공기질 측정 방식으로 모니터링을 시행한 결과, 실외 공기질은 환경기준치 이내로 주변 지역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고, 실외 공기질도 관련 환경기준에 모두 부합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함께 국민과의 소통 접점을 넓히는 한편 용산기지의 반환 성과를 하루빨리 국민께 돌려드리기 위해 1년 간 준비했다"며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용산어린이정원'으로 명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어린이를 위한 별도의 체험 프로그램과 강좌도 운영될 계획이고 어린이 단체방문이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 문의를 통해 맞춤형 가이드도 지원받을 수 있다. 용산어린이정원 누리집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입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