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기 20, 30대 빚 급증… 3년 새 대출 27%↑

입력 2023-04-30 17:09:55

30대 이하 대출잔액 은행권 354조원·2금융권 159조원
모두 514조5천억원… 3년 전 404조원보다 27.4% 증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약 1년 반 전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상당수 부동산 대출 규제가 풀린 상태에서 금리까지 눈에 띄게 떨어지자 주택담보대출도 뚜렷하게 살아나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40∼5.801% 수준이다. 약 한 달 반 전인 3월 3일과 비교하면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0.770%포인트 급락했다. 사진은 16일 오전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약 1년 반 전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상당수 부동산 대출 규제가 풀린 상태에서 금리까지 눈에 띄게 떨어지자 주택담보대출도 뚜렷하게 살아나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40∼5.801% 수준이다. 약 한 달 반 전인 3월 3일과 비교하면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0.770%포인트 급락했다. 사진은 16일 오전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지난 3년간 코로나19 경기 여파로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이 널뛰면서 20~30대 빚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현상이 길어지면서 경제적 기반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청년들의 고통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국내 은행권의 가계대출 차주(대출자)는 모두 1천490만명,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902조2천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1천270만명·766조8천만원)와 비교하면 대출자와 잔액은 각각 17.3%, 17.7% 늘었다. 같은 기간 '2금융권'으로 불리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도 468조5천억원에서 509조1천억원으로 8.7% 증가했다.

가계대출자를 연령대로 나눠보면 '30대 이하' 계층의 대출 급증세가 두드러졌다. 작년 4분기 30대 이하의 대출 잔액은 은행권(354조8천억원)과 2금융권(159조7천억원)을 합해 모두 514조5천억원으로 추산됐다. 2019년 4분기 404조원보다 27.4% 늘어난 수치다. 대출 증가율은 60대 이상(25.5%), 40대(9.2%), 50대(2.3%) 등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20, 30대 청년층과 저소득층 등 취약 차주의 연체율도 증가 추세다. 은행권과 2금융권을 통틀어 30대 이하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 4분기 0.5%로 나왔다. 2020년 4분기 이후 줄곧 0.4%를 유지하다가 0.1%포인트(p) 높아졌다. 40대(0.6%), 50대(0.6%), 60대 이상(0.7%)의 연체율도 작년 말을 기점으로 일제히 상승했다.

한은은 지난해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앞으로 금리 인상을 포함해 금융 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이 악화할 경우 취약 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양경숙 의원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경제적 기반이 약한 청년층의 대출이 너무 많이 늘었다"며 "높은 금리와 물가 속에서 이들의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연체가 늘어나면 소비까지 줄어 금융은 물론 경제 전반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미리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