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두산, 팽팽했던 감독·외국인 에이스 대결…웃은 건 삼성

입력 2023-04-26 21:31:22 수정 2023-05-11 20:57:49

선발 뷰캐넌 6이닝 무실점으로 4연패 탈출 이끌어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 고향 첫 경기 패배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출전, 4회말 선제 솔로포를 터뜨린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출전, 4회말 선제 솔로포를 터뜨린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뷰캐넌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뷰캐넌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타자'의 첫 친정 나들이라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외국인 에이스간 대결로도 눈길을 끌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두산 베어스와 대결했다. 두산 사령탑은 이승엽 감독. 25일 봄 비가 이어지면서 이목이 쏠린 1차전은 순연되는 바람에 이날 경기가 시즌 첫 맞대결이자 이승엽 감독의 첫 대구 시합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경북고를 졸업한 뒤 1995년 고향팀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467홈런을 기록했고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 뛰는 등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랬던 그가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한다는 소식에 적지 않은 이들이 놀랐다.

박진만 감독의 경력도 동갑내기인 이 감독 못지 않다. 그 역시 '국민'이란 단어가 붙은 별명을 가졌다. 이 감독에게 국민타자란 애칭이 익숙하다면 박 감독은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라 불렸다. 뛰어난 수비로 야구 대표팀의 붙박이 유격수로 활약했다.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삼성의 '센터 라인'을 든든히 지켰다.

감독 간 대결에 시선이 모아졌지만 이날 승부는 외국인 에이스 간 대결로도 주목할 만했다. 삼성 선발은 데이비드 뷰캐넌. 데뷔 첫 해인 2020년 15승을 거뒀고 2021, 2022년에도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면서 삼성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냈다.

뷰캐넌은 팀 분위기를 띄우는 데도 앞장선다. 마운드에 섰을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지만 선발로 출전하지 않는 날엔 덕아웃의 '응원대장'을 자처한다. 동료들과 장난도 잘 치고 춤도 마다하지 않는다. 좋은 플레이가 나오거나 점수를 올리는 순간 그의 몸놀림, 목소리는 더 커진다.

뷰캐넌의 지난 시즌 성적은 11승 8패, 평균자책점 3.04. 다만 올 시즌 출발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2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팀이 4연패 중이라 에이스의 어깨가 더 무거웠다. 경기 전 박 감독도 "에이스의 역할이 중요한 때다.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뷰캐넌의 상대는 라울 알칸타라. 2019년 11승을 거뒀고 2020년에는 20승을 기록, 다승왕에 올랐다. 올 시즌도 4경기에 출전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2.45로 호투 중이었다. 팀이 3연승 중이라 더 힘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 중반까지 에이스들의 대결은 긴장감이 넘쳤다. 뷰캐넌은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알칸타라도 삼성 구자욱에게 솔로 홈런을 하나 내줬을 뿐, 뛰어난 구위로 삼성 타선을 막았다.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실점이 이날 최종 성적.

승부는 불펜 싸움으로 흘렀다. 7~9회를 우완 이승현, 오승환, 좌완 이승현이 무실점으로 버텼다. 특히 9회초 삼성 중견수 김성윤이 몸을 날리며 두산 선두타자 양의지의 2루타성 타구를 걷어내 홈 팬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두산도 최지강, 이병헌, 박치국이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타선이 침묵,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