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구 아트지 대표
코로나 시기, 많은 예술가와 단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2021년 하반기 예술 단체의 예술가 일자리 지원 사업 공고가 있었고, 춤을 기반한 우리 단체 '아트지'는 무용 분야 쪽 지원 문의를 위해 전화를 했다.
이 과정에서 다소 황당한 경험을 했다. 요약하자면 해당 지원의 문의처는 무용협회 측이었고, 협회 소속이냐는 질문과 순수 무용단체가 아니면 신청은 가능하나, 선정되기 어렵다는 답변이었다. 우리는 지원을 포기했고 주위 무용학과 교수들의 산하 예술단에서는 그 일자리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학교의 대학원생들이나 졸업생이 고용된 것이다. 지원이 끝난 뒤 고용됐던 사람들은 퇴직하거나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거대 예술 조직들은 지원 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예술 창작의 활성화, 대중화 등 좋은 취지로 운영 중이지만, 지원의 취지에 맞게 지원금이 활용되기보다는 조직의 운영을 위해 내부의 일부 주요 인원들에게 활용되고 있는 듯 하다.
이들 예술조직의 운영 형태를 보면 그 조직의 의도와는 다르지만 지원을 받기 위해 다수의 인원, 다양한 세대의 연대라는 거대함을 이용해 꾸준히 새로운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젊은 예술가들은 이제 거대 조직에 속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좁은 네트워크를 활용한 활동에 치중하거나 지원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병행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을 만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청년예술가들 중 다수가 조직에 속해있지 않지만, 우리는 아직 거대 조직에게 청년 지원 사업의 운영을 맡기고 있다. 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많은 재단 직원과 공무원들이 존재하지만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일부이기 때문에 그들은 쉬운 길을 선택하고 거대 조직에게 일을 위탁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창의력, 창작력을 우선한 예술가가 아닌, 정치력이 뛰어난 예술가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여전히 대구에는 참신함을 가진 젊은 예술가들이 많다. 그리고 한 시대를 이끌고 있는 유명인들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환경이 대구를 떠나게 하고 있고, 그나마 지역을 지키며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이러한 환경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청년 세대의 지원은 그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시대의 청년들은 자유로운 소통을 위한 플랫폼을 원하고 있고, 건전한 변화와 지역 예술계의 유지를 위해서는 거대 예술 조직과 청년 예술가들이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필요하면 협회에 가입하라는 식의 대화는 이제 그만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소통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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