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아양아트센터 공연기획·홍보담당
문화 예술을 향유하고 싶은 욕구는 과거의 문화 예술 경험을 갖고 있거나 이전에 받았던 문화예술 교육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영향은 어른이 된 후의 문화소비에도 영향을 미쳐 계속해서 소비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아마도 개인의 감수성 함양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쌓인 문화소비는 '나다움'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처 스스로의 정체성이 된다.
문화 소비를 경험하고 난 후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인간관계를 넓히고 나아가 자신의 평생직장을 결정짓기도 한다. 이렇게 장황하게 서론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 경우가 나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어릴 적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공연을 보러 간 경험이 있는 나는 세세한 기억은 사라졌지만 그 느낌만은 크게 남아 있다. 공연을 마치고 난 뒤에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었다는 뿌듯함과 친한 친구들에게 이 느낌을 공유하고 싶고 공감 받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나는 이 경험으로 인해 무대 위의 예술인들처럼 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겨났다. 이러한 열망은 진학과 직업을 선택할 때 까지 영향을 미쳐 무용을 전공하고 그 전공으로 인해 대구동구문화재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금의 내가 존재하게 되었다.
이처럼 어릴 적 문화 예술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에 비해 성인이 돼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그 경험을 계속하려 하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를 가져온다.
자신이 경험한 문화를 온라인상에 나타내며 공유와 공감을 일으키고자 하는 욕구는 물론 자신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홍보를 내세우며 소통하고 싶어 한다. 또한 문화 소비 리뷰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내세우고 예비 문화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또 다른 문화 마케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 현상을 기반으로 온라인 유통 속도가 더욱 빨라질 미래를 생각해 본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문화 소비를 올바르게 가르쳐야 할 이유를 충분히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런 점에 착안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재단이 전국 곳곳에 있다. 어린이 아카데미,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등이 이런 프로그램에 속한다. 나는 아이들의 보호자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누구보다도 잘 활용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스스로 공연 티켓을 구입하는 법부터 공연장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는 옷차림, 자신이 앉을 좌석 스스로 찾아보기, 장르에 따른 박수법, 공연이 끝난 후 자신의 생각을 부모님과 친구들과 교류하는 시간 등의 과정들을 경험한 아이는 문화 예술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것을 올바르게 소비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테니 말이다.
생애 모든 단계에서 앞서 말한 '나다움'을 찾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린이가 어른이 되기까지 또 어른이 어른이 되기까지 '나다움'을 찾기 위한 목적지가 다른 우리에게 그 과정의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공연예술을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다가오는 어린이날,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까운 공연장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 올바른 문화 소비를 경험한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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