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항에 2차전지단지 지정돼야

입력 2023-04-27 09:43:09 수정 2023-04-27 18:46:46

이강덕 포항시장

이강덕 포항시장
이강덕 포항시장

2차전지를 둘러싼 국제 패권 경쟁이 매섭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2차전지산업에 투자와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국가첨단산업특별법을 제정하고 혁신 생태계 조성 및 국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상반기 내에 특화단지를 지정할 예정이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첨단기술 초격차를 비롯해 첨단산업의 안정적 제조 능력 등을 확보하고 경제 안보를 실현하려는 국가 전략이다. 기술·인프라·인력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2차전지 특화단지 최적지는 단연 포항이다.

포항은 2차전지 앵커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한 기업 집적화로 국내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2차전지산업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원료·전구체·양극재·리사이클링까지 소재 수직 계열화로 전 주기 밸류 체인을 갖춘 양극재 세계 최고 기업 에코프로를 비롯해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 핵심 원료를 추출·재생산하는 에너지머티리얼즈 등 선도기업과 솔루엠, 미래세라텍, 해동엔지니어링 등 전후방 중소기업들이 함께 들어서면서 소재에서 부품까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포항은 양극재와 음극재 등 2차전지 소재 전 분야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도시이다. 현재 포항에서 생산되는 양극재 18만t(톤)은 전기자동차 198만 대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양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2030년까지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100만t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양극재 시장의 16.5%에 해당하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양극재 외에 리튬, 전구체 등 2차전지 소재도 연산 120만t 이상이다.

아울러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후 국내외 기업의 투자 촉진과 2차전지 소재 국내 공급망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핵심 지역이다. 북미 현지 공장 투자 대신 포항 내 생산시설 신·증설로도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충분히 혜택을 볼 수 있어 앞으로 대규모 후속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량 생산시설 집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원료와 핵심 소재를 국내에서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동해안 유일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을 보유하고 있어 항만 물류를 활용한 원료, 소재 유통과 공급이 수월하고, 동해선 철도, 대구-포항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 포항경주공항 등 우수한 광역교통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비즈니스 물류 요충지의 장점도 있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R&D 인프라와 산학연 연계 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포스텍, 가속기연구소,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2차전지종합관리센터 등 연구기관과 연구개발 실증 인프라가 밀집해 2차전지 분야 연구 및 기술개발을 지원할 최적지이다. 여기에 4개 대학과 마이스터고 2개교에서 매년 배출되는 5천600여 명의 우수한 기술 인력과 산학 협력을 통해 연구·공정·현장 등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 기업이 인재를 적시에 채용할 수 있다.

지난 50년 철강산업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한 포항이 철강도시를 뛰어넘어 대한민국 차세대 전략산업을 견인하는 새로운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포항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 K-배터리가 초격차를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도시다. 특화단지 지정을 통한 정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지원이 이뤄진다면 포항이 대한민국 산업 혁신의 심장으로 새로운 미래 100년을 이끌어 갈 것이라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