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프로야구…이번엔 현직 선수 불법 도박 문제까지

입력 2023-04-14 14:58:09

인터넷 불법 도박 혐의를 자백한 LG 이천웅. 연합뉴스
인터넷 불법 도박 혐의를 자백한 LG 이천웅. 연합뉴스

한국프로야구 팬들의 실망감이 한층 깊어졌다.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의 미성년자 관련 범죄, KIA 타이거스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에 이어 LG 트윈스 외야수 이천웅의 인터넷 불법 도박 문제까지 뒤늦게 드러났다.

LG 트윈스는 14일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검찰에 수사 의뢰한 불법 도박 사건에 이천웅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수차례 면담과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천웅이 12일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천웅의 인터넷 불법 도박 의혹은 지난달 말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제보가 들어오면서 알려졌다. 당시 유력한 혐의 선수로 거론된 이천웅은 처음에는 "돈을 빌려줬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거듭된 면담 끝에 이천웅은 불법 도박 사실을 시인했다.

이천웅은 2012년 LG에서 프로 데뷔했으며 622경기에 출장해 통산 타율 0.289, 18홈런 291득점 211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올해는 4경기에 주로 대타로 나와 3타수 3안타를 쳤다. KBO는 수사 과정을 지켜본 뒤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3 KBO리그는 온갖 논란과 구설수로 얼룩지고 있다. 선수와 단장, KBO 사무국 관계자까지 사법 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개막 이전부터 야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일만 잇달아 일어났다.

시작은 '도쿄 참사'였다. '4강'을 목표로 출항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은 1라운드 탈락의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외연만 넓히다가 내실은 다지지 못한 국내 야구계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지난달 말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이 미성년자 관련 범죄 행위 혐의로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더 커졌다. 롯데 구단은 서준원을 곧바로 방출했다.

연이은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이 선수에게 '자유계약선수(FA) 계약 금액을 높여주겠으니 일정 금액을 되돌려달라'며 '뒷돈'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나 해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장정석 전 단장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에는 검찰이 서울 강남구 KBO 사무국을 압수수색했다. KBO의 수익을 담당하는 마케팅 자회사인 KBOP 간부가 압수수색 대상이었다. 해당 간부는 중계권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대가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