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매각 난항…이미 4차례 유찰
혁신도시 주민들 "답답할 따름" 재단 측 이달 말 재공고
대구 동구 용계동에 있는 정동고등학교의 이전이 부지 매각 문제로 난항을 겪는 가운데, 학교법인이 이르면 이달 말 부지 매각과 관련한 재공고를 실시할 전망이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정동고 호산교육재단(이하 재단)은 지난해 12월 시교육청에 이전 예정 일자를 당초 2024년 3월 1일에서 1년 늦춘 2025년 3월 1일로 연기하는 변경 신청을 넣었고, 시교육청도 이를 받아들였다.
시교육청의 사립학교 이전 매뉴얼에 따라 정동고는 혁신도시 내 이전 부지(1만4천280㎡ 상당의 동구 숙천동 389번지 일원) 매입 비용을 현재 학교 부지(6만1천791㎡ 상당의 동구 용계동 산32 일원) 매각 비용으로 충당해야 해, 일단 현재 부지가 팔려야 이전을 추진할 수 있다.
재단은 지난해 5~6월 온비드 공매를 통해 토지 30필지 및 학교 건물(감정가 563억6천여만원)에 대한 매각 입찰 공고를 4번이나 냈지만 모두 유찰됐다. 매각 공고가 올라온 것은 지난해 6월 13일이 마지막이며, 이후 현재까지 재공고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지 매각이 난항을 겪는 이유로 해당 부지의 낮은 사업성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을 꼽았다.
동구청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자연녹지지역과 준주거지역이 거의 반반씩 섞여 있고, 대구공항 활주로의 연장 선상에 있어 비행안전제2구역으로 지정돼있기에 약 15층까지만 건물을 세울 수 있다.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원래 근처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식품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됐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 용도로는 딱히 들어올 만한 게 없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이미 근처에 미분양 물량이 많아 아파트가 들어서는 걸 바라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고 이전이 예정된 혁신도시에 있는 고등학교는 특목고인 대구일과학고를 제외하면 강동고와 대구동부고 등 두 곳뿐이다. 고교 신·이설에 대한 요구가 높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현재 상황이 답답할 따름이다.
8년 전부터 혁신도시에 살고 있는 학부모 김모(48) 씨는 "첫째 아들이 현재 새론중 3학년이라 당장 내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해야 하고, 다른 두 자녀도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이라 정동고 이전을 많이 기다려왔다"며 "혁신도시가 들어설 때부터 살아온 주민으로서, 정동고가 신속히 이전을 마쳐 혁신도시의 교육 여건이 보다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단은 곧 공고를 올려 부지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재공고를 위해 지난 2월 감정평가를 새로 받았고, 교육부로 재산 처분 신청을 넣어 승인을 받은 뒤 이르면 이번 달 말, 아니면 5월 초에 공고를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동고는 이전 이후 '새론고'(가칭)로 교명이 변경되며, 기존 남고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재단 측이 이전 신청 당시 남녀공학 전환 신청을 함께 넣었고, 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였다"며 "혁신도시 내 여학생의 배치 여건을 고려해서라도 남녀공학 전환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