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여아 유인한 40대 男, 경찰 오자 무릎 꿇고 두 손 '싹싹'

입력 2023-04-04 12:34:23 수정 2023-04-04 17:13:42

주민 끈질긴 추적 덕에 바로 붙잡혀

채널 A 보도화면 캡쳐
채널 A 보도화면 캡쳐

초등학생을 꾀어내 데려가려 한 40대 남성이 출동한 경찰에게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비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 3일 미성년자 유인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 15분쯤 광주 북구에 있는 한 어린이공원에서 놀고 있는 9살 여자 어린이에게 간식을 주면서 자기 지인의 집으로 데려가려 한 혐의를 받는다.

채널 A가 공개한 사건 당일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붉은색 모자를 쓴 A씨가 여자 아이와 함께 주택가 도로를 걷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아이와 거리를 두고 걷는가 싶더니 이내 아이의 손을 잡고 아는 사이인 냥 함께 걸었다.

길을 가던 또 다른 남성이 이를 수상히 여겨 A씨 뒤를 좇았고, A씨에게 아이와의 관계를 묻는 듯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도 영상에 담겼다.

약 10분 뒤 이 남성은 A씨와 다시 마주쳐 실랑이를 벌이는 듯 하다가 휴대전화로 112에 신고했다.

목격자는 채널A에 "(A씨가 아이를) 데리고 가려고 그랬는데, 남자 분(시민)이 말리셨는 것 같이 보였다. 경찰에 신고했는데, (A씨와 시민이) 한참 싸우더라"고 말했다.

채널 A 보도화면 캡쳐
채널 A 보도화면 캡쳐

경찰이 도착하자 A씨는 경찰차 옆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아 빌기도 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채널A에 "(A씨가) 차에 안 타려고 하는데, 막 무릎을 꿇고 그랬던 것 같다"며 "무릎을 두 차례 꿇었다"고 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일면식도 없는 여자 아이에게 '인형을 주겠다'고 유인해 공원에서 약 500미터(m) 가량 떨어진 지인 집으로 데리고 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술에 취한 남성이 어린이를 데려가는 모습을 본 목격자가 A씨를 쫓아가 가족이 맞는지 묻자 A씨는 자신이 친삼촌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목격자는 A씨가 여아의 집이나 가족 관계에 대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목격자의 끈질긴 관심 덕분에 A씨를 제때 붙잡은 것이다.

A씨는 "인형만 주고 다시 공원으로 데려다주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채널 A에 "(A씨는) 진짜로 인형하고 종이학 주려고 그랬다더라. (아이한텐) 누가 물어보면 삼촌이라 하라고 그랬다더라"고 말했다.

채널 A 보도화면 캡쳐
채널 A 보도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