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민지(MZ)] 금호강 풍경과 건축미를 함께 즐기는 카페 '스페이스 임원'

입력 2023-03-31 14:30:00 수정 2023-03-31 19:42:45

금호강변 노을 감상하며 즐기는 시간…시그니처 라떼 개성 돋보여

'스페이스 임원'의 전경. 이화섭 기자.

대구경북지역은 지금 봄꽃들로 한창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대부분은 온화한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더이상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니 정말 편한 마음으로 나들이를 즐기기 좋은 봄이다. 하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편하게 밖을 돌아다니기 꺼려진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풍경 좋은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하며 봄을 즐기는 걸 더 좋아한다.

경북 경산시 하양읍 금호강변에 있는 카페 '스페이스 임원'은 이러한 요구조건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스페이스 임원'은 올해 2월에 문을 연 '신상' 카페다. 하지만 사람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벌써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방문 후기를 남기고 있다. '스페이스 임원'에서 '임원'이라는 이름은 사장님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남편 채성완 씨와 아내 임원 씨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카페인데,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남편보다 아내인 임 대표가 카페 운영을 도맡아한다. 남편 채 대표는 "다양한 이름을 고민했는데, 카페 건축을 맡은 건축사무소 대표께서 우리의 고민을 들어보고 제안해 주신 이름"이라며 "'임원'의 한자가 수풀 림(林), 나라 동산 원(苑)을 쓰니 자연을 떠올릴 수 있는 느낌도 있어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임원' 세 건물 사이에 있는 연못. 연못 물결위로 윤슬이 비친다.화섭 기자.

◆ 자연과 스토리가 함께 있는 카페

금호강변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멀리 강 건너 산과 대구가톨릭대 캠퍼스가 어우러진 풍경, 그 앞으로 지나가는 대구선 기차를 보고 있으면 교외에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아직은 차로 대구에서 30분 가량 가야 하지만, 주차 공간도 넉넉한 편이라 큰 문제는 없다. 앞으로 도시철도 1호선이 하양 지역까지 연장 개통하면 더 편하게 찾아갈 수 있는 위치다.

카페 건물은 목조 건물 3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카운터와 커피, 베이커리를 만드는 공간과 테이블이 있는 1502동, 1503동이 있는데, 손님이 앉는 공간에 붙인 숫자는 대표 부부의 쌍둥이가 태어난 시각이라고. 건물 사이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물결 사이로 비쳐 반짝이는 윤슬이 손님들의 시각을 붙잡아둔다.

또 안전을 고려해 1503동의 2층 공간은 '노 키즈 존'으로 운영하지만 나머지 공간은 어린이와 반려동물 모두에게 열려있어 부담없이 찾아갈 수 있다.

임 대표는 이 곳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노을'을 자랑한다.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이 곳에 자리잡은 이유도 금호강변으로 비치는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서였다"며 "아주 거대하고 대단한 경치를 자랑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스페이스 임원'을 만들 때 손님들이 자연과 철새와 노을 등 이 주변의 자연들을 편하게 충분히 느끼고 가실 수 있도록 공간과 건물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임원'의 내부 모습. 손님들이 건물 사이에 위치한 연못과 금호강 풍경 등을 즐기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이화섭 기자.

◆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음료 구성

'스페이스 임원'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20~30대들도 많이 찾지만 주말이 되면 금호강가로 나들이 온 가족단위의 손님들도 많다. 다양한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커피부터 카페인이 없는 메뉴까지 다양한 메뉴들로 구성돼 있다.

커피부터 살펴보면 원두는 기호에 맞게 두 종류를 쓰는데 산미의 유무로 나뉜다. 산미가 있는 커피는 에티오피아 산 원두 2종류를, 산미가 없는 커피는 에티오피아 산 원두에 콜롬비아, 브라질, 과테말라 등 중남미산 원두를 블렌딩해 사용한다. '스페이스 임원'의 김명재 커피 매니저는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산미가 없는 원두를 더 선호하긴 하는데, 산미가 있는 원두는 우유와 만나면 고소함이 더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임원'의 시그니처 메뉴인 발로나 시나몬 라떼(왼쪽)와 스페이스 크림 라떼. 이화섭 기자.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수제바닐라라떼와 더불어 이 곳의 시그니처 커피 음료가 이 곳의 개성을 보여준다. '발로나 시나몬 라떼'라는 따뜻한 음료와 '스페이스 크림 라떼'라는 시원한 음료 2가지가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인데, '발로나 시나몬 라떼'는 라떼 거품 위에 코코아 파우더와 시나몬(계피) 파우더를 섞어 뿌린 뒤 그 위에 마시멜로우를 얹어 만든 메뉴다.

초콜릿 향과 계피 향이 어울리면서 또 다른 개성을 드러낸다. '스페이스 크림 라떼'는 진하게 뽑은 에스프레소 샷에 시원한 우유를 섞고, 그 위에 올라가는 크림 또한 꾸덕한 질감을 살려 올린 라떼 메뉴로 달콤한 맛을 자랑한다.

이 밖에도 커피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쑥라떼, 호지라떼, 따뜻한 차 3종류, 착즙쥬스 2종류, 에이드 음료 3종류가 있다. 주목할 부분은 에이드에 들어가는 시럽과 청은 대부분 이 곳에서 직접 만든 것들이며, 수제바닐라라떼에 들어가는 바닐라시럽 또한 이 곳에서 직접 만들어 쓴다.

'스페이스 임원'의 다양한 빵들. 이화섭 기자.

◆ 달콤한 빵에서 브런치 메뉴까지

'스페이스 임원'은 커피 뿐만 아니라 베이커리도 충실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주문하러 가기 전부터 다양한 빵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크로와상과 과일을 얹은 크림페스트리 등 달콤한 빵도 있고, 바게트나 깜빠뉴, 소금빵처럼 식사대용으로도 좋은 담백한 빵도 함께 있다. 우성욱 베이커리 매니저는 "바게트나 깜빠뉴 등에 들어가는 밀가루는 유기농 제품을 쓰고 버터나 크림 종류도 동물성 크림을 사용해 풍미를 더 깊게 만들고 있다"며 "두 대표님도 '재료는 좋은 걸 쓰자'라고 말씀하시다보니 쉽게 쓰기 어려운 재료들을 쓰며 맛과 풍미를 더 깊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와 함께 먹는다면 페스트리나 에그타르트도 좋지만 '박공 소보로'도 괜찮다. 우리가 아는 소보로 빵이지만 소보로 부분을 원뿔에 가깝게 만들어 모양이 독특하다. 카페 건물 지붕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들었다고. 일반적인 소보로 빵보다 훨씬 부드러워 커피와 궁합이 잘 맞았다.

'스페이스 임원'의 브런치 메뉴인 '브로콜리 스프'. 이화섭 기자.

브런치 메뉴도 주목할 만하다. 샌드위치도 있지만 이 곳 만의 독특한 브런치 메뉴는 '브로콜리 스프'다 브로콜리를 갈아 만든 크림스프를 곁들여 나오는 바게트에 찍어 먹다보면 꽤나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이 밖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커스터드 푸딩이나 딸기 우유 푸딩도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금호강변의 풍경을 즐기다 출출해지거나 잠시 쉬어갈 때 좋은 공간이 되고 있다.

'스페이스 임원'을 운영하는 채성완, 임원 대표는 이 곳이 대구경북지역민들에게 도심을 떠나 나들이 오듯이 편히 올 수 있는 카페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채성완 대표는 "대구 도심 외곽지에 있는 카페들 중 찍어낸 듯한 건물에 개성없는 메뉴에 실망한 분들이라면 '스페이스 임원'이 꽤 매력적인 카페로 느껴질 것"이라며 "건축미와 조경, 금호강가의 풍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편한 공간으로 손님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