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만 집중할 것” 한계 다다른 김민재 ‘폭탄 발언’…무거워진 클린스만 감독 어깨

입력 2023-03-29 11:54:03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하루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민재 선수가 27일 파주 N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하루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민재 선수가 27일 파주 N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철기둥' 김민재(나폴리)도 '사람'이었다. 김민재가 지난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직후 대표팀 은퇴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이는 가운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1대 2로 졌다.

이날 한국은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세트피스에서만 2골을 허용했다. 지난 24일 콜롬비아전까지 보태면 2경기 연속 2실점을 당한 것이다.

한국 수비의 핵인 김민재로서는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민재는 침울한 표정으로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어 보인다는 질문에 "지금 조금 힘든 상황이다. 멘탈적으로도 많이 무너진 상태다"며 "소속팀에서만 집중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와) 조율이 됐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 이야기는 좀 나누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대표팀 소집에 응하기 싫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발언이다. 좀 더 과격하게 해석하면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것으로 읽힐 여지도 있었다.

김민재는 27일 우루과이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는 "제 목표는 부상 없이 대표팀에 와서 활약하는 것"이라며 "제 몸이 할 수 있을 때까지 뛰고 싶다"고 밝힌 바 있어 국내 축구팬들의 당혹감도 커지고 있다.

대표팀을 이끄는 클린스만 감독 입장에선 대체 불가능한 자원인 김민재를 잘 다독이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다.

29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달 중으로 유럽 출장길에 올라 유럽파 선수들의 기량과 몸 상태를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이 여정에서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을 김민재를 만나 깊은 얘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김민재는 아직 젊다. 풀고 다독여야 할 문제다. 4월에 클린스만 감독이 나폴리에서 김민재를 직접 만나 잘 다독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