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승만·박정희 기념관, 왜곡된 역사 인식 바로잡는 계기 되기를

입력 2023-03-29 05:00:00

국가보훈처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 내년 예산에 기념관 사업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이 전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너무 저평가되어 있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깔려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현대사에 긍정적 영향을 많이 끼쳤음에도 상당수 국민들이 잘 모르거나,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좌파 단체들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왜곡된 해석이나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처럼 퍼뜨리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옛 소련 문서고가 공개되면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나오고, 이 전 대통령의 과오로 평가받고 있는 부분들이 재조명되고 있기도 하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이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우리나라 독립은 늦어졌을지도 모른다. 이 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나온 '카이로 선언문'(1943년)에 한국의 독립을 약속하는 내용이 최초로 들어가도록 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또 대한민국 단독 정부를 수립함으로써 한반도가 공산화되는 것을 막았다. 이와 관련, 그를 '분단 원흉'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소련 문서고가 개방되면서 이미 소련이 북한에 독자적인 정치 조직을 만들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그러면서도 소련은 한반도 분단의 책임을 미국과 이승만에게 있다고 선전했다. 이승만은 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초석을 닦았고,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공화국' 헌법을 만드는 데도 기여했다. 소작제도를 철폐해 농민들이 자주적이고, 적극적으로 영농에 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생산력을 끌어올렸다.

지난 1월 구미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계획을 밝힌 데 이어 보훈처가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니 뜻깊다. 두 전직 대통령 모두 공과(攻過)가 있지만 공이 과를 압도한다. 기념관 사업을 계기로 대한민국 독립과 자유민주주의 초석 마련, 한·미 동맹 확립, 경제 발전에 큰 업적을 남긴 두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왜곡된 역사도 바로잡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