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첫 방일 마무리…"한일 관계 새 출발, 신산업·금융 분야 협력"

입력 2023-03-17 17:03:35 수정 2023-03-17 19:45:50

기존 갈등 현안 대부분 마무리하며 과거보다 미래에 방점
기시다 총리 진전 발언 없는 점 아쉬워
與 "관계 정상화 환영" 野 "친일 정상회담"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17일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 게이오대 특강 등 이틀차 일정을 소화하며 1박2일간의 일본 방문을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일본 방문을 두고 한일 관계가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며 더 밝은 미래에 대한 각오도 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글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12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면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국가인 양국 국민께 한일 관계의 새로운 출발을 알려드리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세대를 위해 더욱 밝은 양국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전날 첫 방일을 계기로 강제징용 문제와 수출 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기존 갈등 현안을 마무리지으며 새로운 협력 관계를 향해 시동을 건 바 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정상회담 직전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해제 및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취하를 발표했다. 일본 수출 규제에서 파생됐던 지소미아 문제와 관련,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고, 강제징용과 관련해서도 "(피고 기업에 대한) 구상권 행사는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재확인하며 과거보다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앞으로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간의 활발한 교류가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디지털 전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양국 정부는 여러분이 마음 놓고 교류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일 통화스와프 등 금융·외환 분야 협력은 물론 한중일 3국 대화 프로세스 재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 출발 움직임이 잇따를 전망이다.

다만 강제징용 문제가 완전히 마침표를 찍은 상황이 아닌 데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관련 기시다 총리의 진전된 발언이 나오지 않은 점 등은 성과의 그늘로 꼽힌다. 기시다 총리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청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한 점도 향후 한일 관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국민 자존심과 역사 인식을 헐값에 팔았다', '한일 정상회담이 아니라 친일 정상회담'이라는 등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몇 년간 양국 사이에 세워졌던 불신과 불통의 장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일 관계 정상화는 복합 위기에 놓인 우리 경제에 새 기회와 활력을 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