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자극했던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사망 무엇이 문제였나…주목받는 저작권 논란

2007년 제작사와 사업권 계약 발단
2019년부턴 소송…작가 협의없이 제작 강행
창작자 저작권 문제 다시 수면 위, 표준계약서 이용해야

이우영 만화가가 지난해(2022년) 7월 31일 검정고무신 30주년을 기념해 팬에게 선물한 그림. 'Korean cartoonist검정고무신 작가 이우영' 유튜브

1990년대 인기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이우영 작가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평소 그가 힘들어했던 '저작권 분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이 작가는 인천시 강화군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경찰 조사에서 이 작가가 평소 저작권 소송 때문에 괴로워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당시 검정고무신 이영일 글작가와 이우영 만화가는 제작사와 사업권 계약을 맺었고, 이후 수차례 지분 양도 방식으로 2011년에는 제작사의 지분이 53%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19년 수익 배분을 두고 두 작가와 제작사의 저작권 다툼이 생겼고 2020년에는 제작사가 이 작가와의 협의 없이 극장판 애니메이션 '추억의 검정 고무신'을 만들면서 민사소송도 벌어졌다.

당시 이 작가는 "제작사가 협의 없이 캐릭터 사업을 진행하면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제작사는 "사업권 계약에 따라 검정고무신을 통해 파생된 저작물과 사업권에 대한 권리를 위임받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제작사가 2007~2010년 두 작가와 계약을 맺은 사업권 설정 계약에는 '모든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및 그에 파생된 모든 2차적 사업권을 포괄한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해 10월 극장판 애니메이션 '검정 고무신: 즐거운 나의 집'을 제작·개봉되면서 저작권 분쟁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창작자들이 불합리한 계약을 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병철 한국만화가협회 대구지부장은 "중소업체나 개인사업체가 제작사를 맡다보니 주먹구구식으로 계약이 이뤄지거나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구 작가들이 서울에 있는 작은 업체와 계약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잖다"며 "작가들이 계약에 대해 잘 알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교육 등 여러가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순태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본부장(옛 문체부 저작권정책국장)은 "원작에서 파생되는 영화나 드라마 등에 대한 2차 저작권을 원작자가 가질 수 있도록 법이 보호하고 있는데, 이를 잘 모른채 계약을 맺는 경우가 있다"며 "정부가 만든 '표준계약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