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19일] 이번주 대구 전시 모아보기

입력 2023-03-12 15:43:56

꽃샘추위가 예고된 3월 셋째주, 작품을 통해 봄의 기운을 한껏 느껴보는 건 어떨까. 대구의 미술관 또는 갤러리들이 봄의 생동감과 설렘을 담은 다양한 전시들을 선보이고 있다.

무아리, 꽃이 피었습니다 1-1a, 2022, ceramic on wood, 110x110cm
무아리, 꽃이 피었습니다 1-1a, 2022, ceramic on wood, 110x110cm

◆대구신세계갤러리 '봄의 제전'(3월 9일~4월 10일)

대구신세계백화점 8층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봄의 제전(The Rite of Spring)'은 20세기 아방가르드를 이끌었던 음악가 스트라빈스키의 대표곡 '봄의 제전'에서 영감을 얻은 전시다.

고대 러시아에서 봄을 맞이하고자 잠든 대지와 생명력을 깨우던 강렬한 선율은 무아리, 유재연, 이이정은, 장기영, 조성연, 진귀원 작가의 시각예술로 다시 태어났다.

춤추는 원주민들의 몸짓을 나타내는 무아리 작가와 영적인 행위인 돌 쌓기를 모티브로 작업하는 진귀원 작가는 태초의 에너지와 상상의 유토피아를 작품에 나타낸다. 두 작가의 풍경은 인간의 문명 사회와 대비되는 원시 사회의 신비로운 에너지를 담고 있다.

이이정 작가는 자연에 내재된 생명력을 붓 터치와 강한 마띠에르의 추상적 형상으로 화폭에 펼쳐보이고, 장기영 작가는 꽃이 만개한 찰나의 순간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듯한 부감(俯瞰)시점으로 표현한다.

또한 조성연 사진가는 생명과의 공생이라는 주제로 세심하게 관찰한 자연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씨앗이 발아하고 열매가 맺혀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 성장과 소멸의 모습은 순환하는 자연과 생명력에 대한 숭고함을 생각하게 한다. 053-661-1508.

이환희, Embalmer, 164x260cm, oil on canvas, 164x260cm, 2020.
이환희, Embalmer, 164x260cm, oil on canvas, 164x260cm, 2020.

◆021갤러리 '갈라 컬렉션 디스플레이'(3월 7일~5월 17일)

021갤러리(대구 수성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상가 204호)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주목받으며 활동하는 젊은 동시대 작가들의 개인전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는 독창적인 그들의 작품을 다시 한 데 모아 구성한,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전시다. 9명의 작가가 펼치는 풍성한 하모니 속 뚜렷한 개성이 넘치는 자유로운 전시다.

권도연 작가는 역사 속 초기 무동력 비행기를 소재로, 그에 담긴 과학자들의 상상력과 시간에 대한 질문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구현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김영재 작가는 작가의 삶을 사냥에 비유한 작업을 한다. 작가가 추구하는 작가주의적 예술성과 대중이 원하는 작품, 또한 미술시장이 원하는 작품이 얽혀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을 도축된 고기를 필요로 하는 사냥꾼의 상황 등에 빗대어 풀어냈다.

정그림 작가는 입체와 평면이 경계에서 유기적인 선의 형태를 탐구한다. 단일(單一)을 의미하는 대표작 'Mono' 시리즈는 하나의 끊이지 않는 선이 마치 공간 속에 그림을 그리듯, 일상 속에 존재하는 오브제의 모습을 비정형화된 꼴로 형상화했다.

진민욱 작가의 작품은 비단에 먹과 석채, 분채를 아교에 개어 채색하는 전통적인 기법이 눈에 띈다. 소소하고 즐거운 일상의 풍경을 이동시점과 다시점으로 해체, 재구성하면서 일상에서 언제나 '봄'인 이상향의 실마리를 찾는 작업을 선보였다.

매주 일, 월요일 휴관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053-743-0217.

정태경,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정태경,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주노아트갤러리, 정태경 초대전(3월 7일~27일)

대구 아트도서관(달성군 가창면 우록길 131) 내에 자리한 주노아트갤러리에서는 정태경 작가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정 작가는 28세 늦은 나이에 영남대 미술대학에 진학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부산 태생으로 타향에 머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초대전 주제는 작품 제목과 같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는 오랜 기간 미술의 보헤미안으로서 끊임없이 '나는 집으로 간다'라는 화두에 몰입해왔다. 주제는 '나의 집은 어디인가'로 이어졌고 마침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 범위가 확장됐다. 이러한 노력과 시도는 모두 정체성에 대한 탐문에 바탕을 두고 있다.

허두환 아트도서관 관장은 "정 작가는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방랑자이면서도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보기 드문 작가"라며 "그의 입버릇처럼 그는 '준비된 작가'로서, 말과 행동보다 작품으로 그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010-3588-5252.

김도연, I have no idea, 33×39cm, CERAMICS 1250℃, 2023.
김도연, I have no idea, 33×39cm, CERAMICS 1250℃, 2023.

◆갤러리전, 김도연 초대전(3월 8일~31일)

갤러리전(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2811)이 김도연 작가의 대구 첫 개인전 'My Angel'을 선보이고 있다.

김 작가는 5~6가지 종류의 흙을 섞어 백자, 분청과는 다른 본인만의 기법으로 도판을 제작한다. 구워낸 도판 위에 그림을 그린 다음 상감기법을 응용해 깎고, 파내고, 채우는 작업을 통해 캔버스와 다른 독특한 질감이 형성된다. 여기에 초벌 과정과 재벌로 도판을 구워낸 후 금박을 입혀 다시 한번 재벌 과정을 거친다. 그의 작품은 오랜 시간 노동의 집약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 50여 점의 'My Angel' 시리즈를 볼 수 있다. 도판 작업과 함께 캔버스에 자르고 오려 붙이는 콜라주 작업도 선보인다. 매주 일요일 휴관. 0507-1406-2131.

'현대미술 들여다 봄' 전시가 열리고 있는 대구 서구문화회관 전시실 전경. 서구문화회관 제공

◆대구 서구문화회관, '현대미술 들여다 봄'(3월 11~25일)

대구 서구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 들여다 봄'에는 대구현대미술가협회 소속작가인 김재경, 김진겸, 도경득, 정해경, 조경희 등 5명이 참여한다.

작가들은 전시실 공간 특성에 맞춰 서로의 개성 강한 작품을 조화롭게 설치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벽에 걸린 작품만을 감상하는 것이 아닌, 관람객들이 직접 작가의 작업실에서 작품을 꺼내보는 듯한 행위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김재경 작가는 '산책'을 주제로 녹음이 우거진 수성못에서 바라본 풍경과 그때의 감정을 나무 합판 위에 채색으로 정겹게 표현했으며, 정해경 작가는 한지를 통해 평범하고 불완전한 삶이 내면 속에 산으로 자리한 모습을 표현했다. 또한 조경희 작가는 가족과 함께한 삶에서부터 시작된 그릇을 통해 행복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타낸 작품을 선보인다.

매주 월요일 휴관. 053-663-3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