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이재명 前비서실장, 유서 첫장에 "측근 진정성 있게 관리해달라…본인 책임 알고 있지 않느냐"

입력 2023-03-11 19:25:45 수정 2023-03-11 21:43:3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인 전모(65) 씨가 유서에 남긴 이 대표를 향한 발언이 추가로 알려졌다.

11일 다수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전 씨가 남긴 유서 첫장에는 '이재명 대표님에게'로 시작해 "측근을 진정성 있게 관리해달라" "대표님과 함께 일한 사람들의 희생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말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표를 향해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본인의 책임을 다 알고 있지 않느냐"고 묻는 부분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알려진 유서 내용 중에는 이 대표를 향해 "정치를 내려놓으시라"는 대목도 있었다.

유서는 총 6장 분량으로 그 가운데 1장은 이 대표에게 전하는 메시지였으며, 전체 유서에서 가족·지인을 제외하고 이름이 적힌 것은 이 대표가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는 또 유족을 인용해 "고인이 평소 주위 가족들에게 '이 대표가 입 다물고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 얘기를 해야 주변 사람들이 의심 받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종종 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전 씨의 빈소 인근에서 7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조문하고 돌아갔다. 민주당 측은 유족이 조문에 감사를 표하고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당초 이날 오후 1시쯤 조문할 예정이었던 이 대표는 이날 저녁 7시 43분 성남시립의료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조문했다.

경찰이 명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필요하다며 검찰에 부검영장을 신청한 데 대해 유족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장례 절차가 지연된 탓이다.

이후 검찰이 오후 7시쯤 부검영장을 기각하면서 이 대표의 조문이 이뤄졌다.

그는 '정치 내려놓으시라는 유서 내용이 보도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빈소로 향했다. 빈소 내부는 유족 요청으로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 대표와 함께 조문 현장을 찾은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유족에게 정말 훌륭한 공직자이자 청렴하고 유능한 분이셨는데, 너무 안타깝다는 위로의 말을 전했다"며 "유족 또한 조문에 감사를 표하고, '대표님도 힘을 내시고,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했다"고 말했다.

'유서에 이 대표에 대한 서운함이 담겼다는 보도에 대해 언급은 없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한 대변인은 "그런 것 없었다. 오늘 유족들하고 대화에서도 유서에 대해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