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 성큼…올해도 어김 없이 망월지 두꺼비 '산란 이동'

입력 2023-03-07 17:18:35 수정 2023-03-07 22:18:26

6일부터 이동 목격, 비소식 없는 가운데 주말까지 행렬 이어질 듯
"평년보다 망월지 수위 낮지만 번식에 지장은 없어"

7일 오후 대구 수성구 욱수산 기슭에서 망월지로 이동 중인 두꺼비 한 쌍. 김윤기 기자
7일 오후 대구 수성구 욱수산 기슭에서 망월지로 이동 중인 두꺼비 한 쌍. 김윤기 기자
7일 오후 대구 수성구 욱수골에서 겨울잠을 깬 두꺼비 암수 한 쌍이 산란하기 위해 포접 상태로 망월지로 이동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7일 오후 대구 수성구 욱수골에서 겨울잠을 깬 두꺼비 암수 한 쌍이 산란하기 위해 포접 상태로 망월지로 이동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낮 최고 기온이 섭씨 20℃ 이상까지 오른 7일 오후 3시. 대구 수성구 망월지 일대, 욱수산 방면 풀밭에는 긴 다리를 쭉 뻗어 기어 다니는 두꺼비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알을 밴 암컷들의 배는 불룩했고, 일부 개체는 수컷이 암컷 등에 매달려 짝짓기하는 자세로 망월지를 향해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이동을 지켜보던 인근 사찰 관계자는 "따듯한 오후 3~4시쯤에 두꺼비가 가장 많이 보인다. 올해도 어김 없이 봄이 온 걸 알려주는 것 같다"고 했다.

수성구의 명물 '망월지 두꺼비'가 올해도 어김없이 산란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망월지 두꺼비들은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었던 지난 6일부터 욱수산에서 내려와 망월지로 이동했다. 수성구청은 올해 들어 두꺼비가 이동하는 주요 경로에 8대의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두꺼비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망월지 두꺼비는 이르면 2월부터 산란을 위한 이동을 시작한다. 추위가 늦게까지 이어지면 3월 중순 이후가 되기도 한다. 수성구청은 이번 주말까지 수백 마리의 두꺼비들이 망월지에 알을 낳으러 욱수산 일대에서 내려올 것으로 내다봤다.

따듯한 날씨 속에 봄비까지 내리면 수백 마리의 두꺼비들이 일제히 망월지를 향해 내려오는 '대이동' 장관을 연출하기도 하지만 올해는 이미 날씨가 따듯해졌음에도 오는 주말까지 비 소식이 없어 이동이 산발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망월지까지 이동한 두꺼비들은 마리당 약 1만개의 알을 낳은 뒤 산으로 돌아간다.

지난해에는 망월지 수리계가 수문을 개방해 올챙이들이 떼죽음을 당했으나, 수성구청은 올해 번식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개체수 회복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수위가 평년보다 조금 낮아 산란하기에 쾌적한 환경은 아니지만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올해 번식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7일 오후 대구 수성구 욱수산 기슭에서 망월지로 이동 중인 두꺼비 한 쌍. 김윤기 기자
7일 오후 대구 수성구 욱수산 기슭에서 망월지로 이동 중인 두꺼비 한 쌍. 김윤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