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진압 중 순직한 새내기 소방관…할아버지 구하려 화염 속으로

입력 2023-03-07 07:28:30 수정 2023-03-07 18:01:13

주택 화염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져…"늘 현장서 앞장서던 직원"
소방당국, 위험직무순직 추진…전주 시내에 분향소도 마련

6일 오후 8시 33분께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구조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과 주택 내부에 있던 70대 남성 등 2명이 숨졌다. 사진은 불이 난 주택. 전북소방본부 제공
6일 오후 8시 33분께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구조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과 주택 내부에 있던 70대 남성 등 2명이 숨졌다. 사진은 불이 난 주택. 전북소방본부 제공

30대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다 순직했다. 이 소방관은 임용된 지 1년도 채 안 된 새내기 소방관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6일 오후 8시33분쯤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났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오후 9시 8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화재 진압과 동시에 주택 내 인명 수색에 들어갔고, 할머니를 구조했다.

밖으로 빠져나온 할머니는 A 소방관(30)에게 "안에 할아버지가 있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이에 A 소방관은 곧바로 불길에 휩싸인 주택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하지만 목조 건축물이라 불이 삽시간에 번졌고, 사방에서 화염이 분출하는 등 화재 상황이 심각했다.

A 소방관은 결국 주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할아버지와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임용 10개월 정도밖에 안 된 소방관이어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깝다"며 고개를 떨궜다.

다른 관계자는 "평소 성실하고 화재, 인명 구조 현장에서 늘 남보다 앞서서 활동하던 직원이었다"며 "항상 열심히 하던 친구였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A 소방관의 위험직무순직을 추진 중이다. 일반 시민이 A 소방관을 추모할 수 있도록 분향소도 마련할 예정이다.

장례를 도지사장(葬) 혹은 소방본부장장(葬)으로 치를지는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