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주택시장이 해빙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대구의 상황은 전국에서 최악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5일 발표한 'KB 부동산 보고서'를 보면, 2022년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1.8% 하락했다. 연간 주택 매매 가격이 떨어진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대구가 -5.2%로 하락률이 가장 높았고, 대전(-4.4%)과 수도권(-2.7%)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량도 50% 줄었다.
KB경영연구소는 올해도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소가 지난 연말 건설·시행·학계·금융 분야의 부동산 전문가, 중개업자, PB(프라이빗뱅커)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의 95% ▷중개업자의 96% ▷PB의 92%가 '올해 주택 매매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구 주택시장은 공급 과잉에 경기침체까지 맞물려 심각하다. 국토교통부의 '1월 주택통계'를 보면,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1만3천565가구이다. 수도권 전체 물량(1만2천257가구)보다 많다. 대구의 1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988건으로 한 달 전(1천212건)보다 18.5% 감소했다. 작년 1월(1천237건)에 비해서는 20.1% 줄었다. 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낮다. 지난해 전국 평균 경쟁률은 7.7대 1 수준이었지만, 대구는 0.5대 1에 머물렀다. 이 와중에 올해 대구의 입주 물량은 역대 최대 규모인 3만6천여 가구에 이른다.
폭등한 주택 가격이 조정을 받는 것은 당연한다. 가격 조정에 따른 주택 보유자의 손실이 발생하지만, '집값과 서민 주거의 안정'이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급격한 하락은 부작용이 크다. 주택건설 관련 업종의 경기 부진과 시민들의 소비력 저하로 지역 경기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정부는 주택시장 연착륙을 고민해야 한다. 지역 상황에 맞게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주택담보대출 정책 지원 확대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지원 등을 탄력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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