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尹, 일 많아 위안부 문제 해결 못 하셨나…약속 지켜달라"

입력 2023-03-01 23:43:07 수정 2023-03-01 23:48:25

3년 만 수요시위 참석…유엔 고문방지위원회 회부 촉구

제104주년 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을 위한 제1585차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104주년 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을 위한 제1585차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5)가 3·1절인 1일 열린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선 후보 시절 언급한 위안부 문제 해결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주최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천585차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3년 만에 수요시위 현장에 직접 참석한 이 할머니 후보 시절 위안부 문제 해결을 약속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 할머니는 "대통령이 됐으니 '해주시겠구나'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너무 바쁘시더라"며 "일이 많아 못하셨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꼭 해주십시오' 말하기 위해 큰 마음 먹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윤 대통령의 약속을 거짓말이라고 생각 안 하고, 믿는다. UN 고문방지위원회(CAT)에 위안부 문제를 보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제104주년 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을 위한 제1585차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발언하는 모습이 메타버스 앱 화면으로 송출되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처음으로 메타버스 앱을 이용한 온라인 시위 참가 및 참가자 발언 청취 기능이 도입됐다. 연합뉴스
제104주년 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을 위한 제1585차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발언하는 모습이 메타버스 앱 화면으로 송출되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처음으로 메타버스 앱을 이용한 온라인 시위 참가 및 참가자 발언 청취 기능이 도입됐다. 연합뉴스

아울러 위안부 문제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회부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할머니는 "32년 동안 (배상, 사죄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 일본이 너무나 악랄하다"며 "일본은 한국에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하던데, 자기들이 내놓아야지 왜 우리가 내놓는가. 당치 않다"고도 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도 "한국 정부는 전범 기업의 사죄와 배상이 빠진 안을 강제동원 해법이라고 내미는 등 굴욕적인 자세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의 수요 시위 현장 참석은 약 3년 만으로, 지난 2020년 5월 기자회견에서 정의연 후원금 사용 내역 등을 공개한 이후 현장에 나오는 대신 응원 편지를 보내는 등 간접적으로 수요시위에 참여해왔다.

이날 수요시위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온라인에서도 동시 진행됐다.

한편 이날 같은 장소에선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등 보수성향 단체 회원 10여 명이 '위안부는 거짓'이라며 반(反) 수요시위 집회에 나섰다.

이들은 일장기 등을 흔들고 확성기로 '정의연 해체', '윤미향 구속'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