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6일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자진 의뢰했다. 경쟁 당권주자들의 거듭된 의혹 제기에 더해 야당에서도 '김기현 특검론'을 꺼내 들자 정계 은퇴까지 언급하며 전당대회 막판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 하나도 제가 불법을 저지른 적이 없기에 억지로 문제 삼고 있는 울산 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오늘 의뢰하고자 한다"며 "제 말이 맞는지 아니면 제가 거짓말을 하는지 철저하게 수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국수본에 수사를 자진 의뢰한 사안은 직권남용으로 KTX 노선을 휘게 만들었다는 의혹과 이로 인해 소유 임야에서 1천800배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이다.
그는 "저를 포함해 민주당 인사들, 우리 당내 인사들 가운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수사해 주시기 바란다"며 "만약 제 소유 울산 땅과 관련해 불법으로 도로계획을 바꾸도록 직권을 남용했다거나 불법으로 1천800배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면 그 즉시 정계를 떠나겠다"고 초강수를 뒀다.
그러면서 "반면 김기현을 잡겠다고 근거 없는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나와 우리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무책임한 일부 정치인들에게는 수사 결과를 토대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정치적·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경고했다.
김 후보 측은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인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을 유포한 언론인 등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한 황교안 후보 측은 "수사 의뢰와 고소 겁박으로 물타기 하지 말고, 우리가 공개 질의한 문제에 대해 명확히 답하라"라고 일축했다.
안철수 후보 측도 "고소 쇼, 고소 겁박에 불과하다"고 혹평했고, 천하람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교안 후보 문제 제기는 정당한 검증이라고 생각한다. 김 후보 수사 의뢰로 우리 당 동지나 국민이 수사를 받게 되면 제가 적극 변호하겠다"고 적었다.
김 후보가 정계 은퇴까지 언급하며 배수진을 친 배경에는 '부동산 리스크'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준 전당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동산 의혹을 서둘러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아울러 경쟁 당권주자들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김기현 의원 땅 투기 진상조사단'을 꾸리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기 시작하자, 수사기관을 통한 검증으로 의혹 해소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특검 등 민주당의 의혹 조사 움직임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불법 비리를 감추기 위해 엉뚱하게도 나를 끌어들여 물귀신 작전을 쓰려는 모양인데, 번지수를 잘못짚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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