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학폭 아들 전학 막으려 소송까지…"변호사 조언 따른 것"

입력 2023-02-25 10:22:00 수정 2023-02-25 11:03:50

당시 학폭위 "반성없는 태도와 성의없는 사과문" 지적
피해학생에 심각한 폭언…자살시도까지
정순신 "피해학생과 부모에 사과"

검사 출신인 정순신(5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정 변호사를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임기는 오는 26일부터 2년이다. 연합뉴스
검사 출신인 정순신(5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정 변호사를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임기는 오는 26일부터 2년이다. 연합뉴스

경찰의 수사전담기구인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2대 본부장으로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57)의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으로 전학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심각한 수준의 폭언을 행했고, 이에 피해자는 정신적 충격으로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 변호사는 아들의 전학 조치에 반발해 법적 대응까지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유명 사립고에 다니던 정 변호사의 아들은 지난 2018년, 동급생을 1년 가까이 괴롭혔다는 이유로 교내 학교폭력위원회에서 전학 처분을 받았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정군의 학폭소송 판결문에는 학교의 조사 내용과 피해학생, 주변 친구들의 증언들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학교폭력 담당교사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주변 증언에 따르면 (정군이) 횟수를 세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폭언을) 자주 했다고 함"이라고 기록돼 있다. 특히 학폭위원들은 조사 과정에서 정군의 반성없는 태도와 성의 없는 사과문을 지적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군은 피해학생 A군에게 "돼지새끼", "더러우니까 꺼져라" 등의 발언을 지속적으로 했다. 친구들이 "왜 A군을 막 대하냐"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군은 "쟤는 그래로 된다", "나랑 너무 잘 안 맞는다"며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그 이후에도 폭언은 계속됐다. 정군의 이 같은 A군에 대한 폭언에 동조해 또 다른 가해자도 나왔다.

결국 학폭위는 이듬해 3월 정군의 전학을 결정했다. 그러자 정 변호사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등을 신청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의 사법연수원 동기가 대리인을 맡아 전학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진행했는데 1심과 2심, 대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정군은 결국 2019년 2월 전학 조치됐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가 정 변호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자식의 일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피해 학생과 부모님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로서 피해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했지만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다시 한번 돌이켜보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전학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낸 것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변호사의 판단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