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가게 20곳 들어설 수 있어…한 곳은 예식장 용도 변경 예정
인근 주민들 대책 촉구 목소리…"주변 여건 고려해 개발 필요해"
"삑-삑! 잠시만 멈추세요!"
18일 오후 3시 대구 수성못 인근 호텔수성 앞 네거리. 교통경찰 2명이 네 갈래에서 쏟아져 나오는 차들을 통제하며 쉴 새 없이 호루라기를 불고 있었다. 꽉 막힌 도로 탓에 보행자들은 정체된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갔다. 이날 수성못 입구에서 수성못오거리까지 1.5km를 주행하는 데 약 22분이 소요됐다.
벚꽃 개화 시기가 다가오면서 수성못 일대 차량 정체가 심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신축 건물 6곳이 준공을 예고하면서 '교통 대란'이 빚어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좁은 도로 탓에 차량 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수성구청에 따르면 수성못 주변에 올 상반기 준공을 앞둔 건설현장은 모두 6곳이다. 두산오거리와 호텔수성을 오가는 길목에 4곳이 자리 잡았고 수성못 남측 오리배 선착장 인근에 2곳이 신규로 문을 연다.
신축 건물 대부분은 수성못에서 최고 높이인 지상 4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 다중이용시설인 일반음식점과 카페, 사무소 등의 용도로 쓰일 수 있다. 공사 중인 곳들은 과거 공터 또는 단층 높이의 건물이었지만 이번 증축을 통해 최소 20개 이상의 상점을 더 만들 수 있다. 수성못 일대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1종 주거지역으로 건물을 최대 4층까지만 지을 수 있다.
특히 오리배 선착장 인근 신축 건물은 예식장으로 용도 변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수성구 황금동에서 예식장을 운영하는 건축주가 각종 SNS를 통해 수성못을 배경으로 한 예식장 2호점 오픈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들은 인근 주민들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수성못 일대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 저녁에도 상습적으로 차량정체가 일어난다. 예식장이 들어설 예정인 수성못 남편 도로 등은 왕복 2차선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인근 건물 대부분이 지상 4층에 이르는 다중이용시설인 탓에 교통량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곳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강민한(27) 씨는 "주말 출근이 잦은 편인데 그때는 처음부터 차를 끌고 이곳에 들어오는 것을 포기한다"며 "지금도 도로가 좁아 차량 정체가 극심한데 예식장 등 각종 시설이 더 들어오면 도로가 마비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수성못 인근 아파트에 거주 중인 신모 씨는 "구청에서 무작정 건축허가를 내줄 것이 아니라 주변 여건을 고려한 개발이 필요하다"며 "괜한 난개발로 수성못이 멍들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신규 예식장이 합법적으로 문을 열기 위해서는 건물 준공 후 수성구청으로부터 '제2종근린생활시설'에서 '문화 및 집회시설'로 용도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 수성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규모 자체가 작아 준공 이후 용도를 변경하더라도 법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며 "준공 이후 차량 정체 상황에 따라 자연스레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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